평일 오후 3시에 영화 을 다시 보고있는 내가 조금 한심한 마음이 들어 불안했지만 끝까지 다보게 됐다. 죄책감에 지루한 호텔 격투씬은 넘겼지만 영화 내용까지 꿈속에 꿈속에 꿈에 들어가니 머리가 정말 혼란 스러웠다. 평일 오후 3시에 놀고있는 나는 꿈속에 살고 있는 것일까? 현실은 어디일까? 그런데 이미 열린 결말이라고 알고있었던 엔딩이 이번에는 그 어떤 때보다 명확하고 확실한 엔딩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 지금 쌓여가는 눈 속 세상처럼 환한 마음이 생기는 느낌이 들었다. 마지막 쯤 장면에서 디카프리오는 아내에게 이렇게 말한다. 아내 : 진짜 믿는게 뭐야? 뭘 느껴? 디카프리오 : 죄책감. 죄책감을 느껴. 디카프리오 : 뭘하든 아무리 절망적이고 아무리 혼란스러워도 죄책감은 항상 존재해. 디카프리오 : 내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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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뭔가를 배워보려고 하는데 과연 내가 이걸 좋아하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남들은 저렇게 이걸 좋아하고 잘하고, 10년전부터 꾸준히 해오던 것들인데 내가 이분야에 입문해서 뭘할까? 라는 생각. 새끼발가락 하나만 그 분야에 들어가도 시작부터 주눅이 들고 뭔가 해야될 것만 하고 배워야될 것같고 안달이 난다. 도대체 난 뭘 해야하지? 난 뭘 할 수 있지? 솔직히 아직까지도 대단한 무언가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두렵고, 어떤 것도 시작하기싫다라는 마음이 강하게 든다. 잘 생각해보니 이번만이 아니다. 21세기를 살아가면서 단 한번도 이런 생각을 들지 않게 하는 분야는 없었던 것 같다. 어떤 분야에 가도 제천대성에 가까운 포스를 내뿜는 소위 '오타쿠'들이 너무나도 멋있게 그 필드에서 무언가를 하고 있..
무언가를 도전할 때 '내가 한번도 안해본 것에 도전하는 것'과 '세상이 한번도 안해본 것에 도전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내가 한번도 안해본 것을 도전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천동설을 믿는 과거의 인류의 생각과 같다. 세상은 세상인 채로 돌아간다. 내가 중심이 아닌 타인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내가 한번도 안해봤다고해서 그것은 도전일 수 없다. 누군가 했고 누군가 달성했다면 그것은 이미 종결된 이야기이다. 그 이야기는 교훈적으로 받아들여야지 그대로 따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나는 개인이 아니라 모든 타인이다. 타인이 곧 나이다. 그렇기에 코페르니쿠스가 지동설을 주장한 것처럼 세상의 중심을 타인으로 이동시켜야한다. 도전이란 나에게 없던 이야기가 아니라 세상에 없던 이야기이다. 누구도 부르지 않은 노래가 ..
인류의 보물이자 존재의의인 '사랑'이라는 단어를 0.1초만 생각해도 손발이 오그라들게 만든 인간들에게 경의를 표하면서 글을 시작하자. 그냥 앞으로 달달함으로 가자. 달달함은 뭘까? 달달함은 쓴맛이 있기 때문에 존재할 수 있는 상대적인 개념이다. 달달한 것만 계속 먹다보면 달달함은 사라진다. 쓴것이 있어야만 달달함을 느낄 수 있다. 살아가면서 매순간 선택을 해야하는데, 모든 선택을 언제나 달달한걸 선택하면 그만이다. 너무나 쉽다. 쓴것은 싫고 달달한 건 좋기 때문이다. 달달한 것만 선택하는 것이 인생의 목적이고 그곳에서 완전한 행복을 누릴 수 있고 완벽한 실력을 쌓을 수 있다. 그런데 우리가 착각하고 실수하고 패망 하는 이유는 그것이 진짜 달달한 것인지 구별을 못한다는 것이다. 자기가 한번 맛본 달달함이 ..
알라딘은 아그라바의 좀도둑놈이다. 도시의 모든 인간들 중 최하층계급의 떠돌이에 불과한 알라딘을 부러워하는 사람이 있을까? 극적이게도 정반대에 있는 왕궁의 공주 자스민은 그런 자유로운 알라딘을 부러워한다. 모든 것을 가졌음에도 단하나 빠져있는 것, 자유 알라딘은 가진것이라고는 단 하나 밖에 없지만 그 단 하나 가진 것이 모든 걸 가진 사람이 원하는 것이다. 서로 하나씩 격하게 부러워하는 요소가 있기에 알라딘과 자스민은 사랑에 빠진다. 극과 극의 단계에 있는 그들도 가진것이 있고 가지지 못한 것도 있다. 그리고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지고 있는 상대를 부러워한다. 그 마음이 상호 교환 될 수 있는 상대를 만났을 때 사랑이라는 것이 성립된다. 서로가 서로에게 접속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가지고 있기에 순환 연결이..
왜 흙땅에 침을 뱉었을 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까? 어떤 에너지도 생겨나지 않고 너무나 당연해 아무 생각도 들지 않고 잔잔한 마음이 든다. 하지만 사람에게 침을 뱉었을 때는 에너지 폭풍과 함께 사건이 일어나고 파동이 무한 진동하기 시작한다. 그 진동은 누구에게도 이득이 되지 않기에 누구도 사람에게 침을 뱉지 않는다. 그렇다면 침을 뱉은 행위 자체가 절대로 해서는 안되는 행위 일까? 그렇지 않다. 침을 뱉고싶은 욕망은 어느 순간에는 분명히 일어날 수 있으며 그 행위 자체에 선악은 있을 수 없다. 사람보다 흙땅에 뱉는 선택을 하는 것이 지혜일 뿐이다. 흙땅은 침을 기꺼이 받아줄 수 있다. 거기 있는 풀들이 기분나빠한다는 지나친 의인화, 지나친 감정적 생각은 선을 넘은 생각이다. 침이라는 것을 받아줄 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