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내에서 배낭을 매고 다니면 많은 사람들이 노숙자인걸 알게 되죠.
그리고 많은 노숙자들이 그걸 원하지 않거나 부끄러워해요. - 굴리버 관리자
굴리버는 독일 쾰른 세인트 존 역 바로 앞에 있는 노숙자 카페이다.
이곳은 일반인들과 노숙자들 사이를 잇는 훌륭한 서비스 디자인의 사례로 손꼽힌다.
노숙자들이 부끄러워하는 배낭을 보관할 수 있는 칸들이 있고 그들이 무료로 자선을 받는 것을 부끄러워한다는 것도 알고 약간의 금액을 받는다.
' 가장 어려웠던 점은 우리와 노숙자 사이의 장애를 극복하는 것이었어요. 보통 우리는 그들과 접촉하지 않죠. 두개의 다른 세계에는 경계가 있어요. 우리는 노숙자들과 함께 의논했고 그들의 일상생활에 무엇이 정말 필요한지 알아가기 시작했어요.
' 저는 노숙자들도 손님이다 라는 굴리버의 기본적인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곳에서는 자선을 받는 사람이 없으며 그들은 구체적인 요구를 가지고 품위 있는 방법으로 손님이 되는 거죠. '
대상의 민감성, 즉 부끄러움을 해결한다.
굴리버는 노숙자라는 대상이 가지는 아주 구체적인 요구를 존중하는 태도를 중요시한다. 이곳에서 노숙자들은 따뜻한 음식을 먹거나 샤워를 할 수 있다. 낮 동안 부족한 잠을 자거나 간단한 세탁과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모두가 무료인 것은 아니다. 따듯한 음식을 먹기 위해 2000원 정도를 지불해야 하고, 샤워하기 위해 600원 정도를 내야한다. 여기에는 구걸하는 사람도 자선을 베푸는 사람도 없다. 노숙자들은 비록 작더라도 정당한 비용을 지불하고, 당당하게 서비스를 받고 싶어 한다.
굴리버는 노숙자들이 피하고 싶었던 외부인들의 시선과 판단으로부터 그들을 지키고, 품위 있는 방법으로 손님이 되게 한다. 노숙자들은 응당 공짜를 좋아할 것이라는 '시선의 장벽'을 경계한 결과로 볼 수 있다. - <서비스 디자인 노트 p.86~87>
책 <서비스디자인노트> 에서는 '대상의 민감성'을 존중한 문제 해결방법을 추구해야한다고 말한다. 대상이 민감하게 생각하는 부분을 조심스럽고 깊이 있게 밝혀내야 그들의 마음을 해치지 않고, 나아가 존중하는 해결안을 도출하는 것이 서비스디자인의 한 부분이다.
나는 굴리버를 보면서 배낭보관, 식사비, 샤워시설 같은 것 보다 오히려 이름이 가장 중요한 디자인이지 않았나 생각한다.
걸리버 여행기에서 따온 이름은 노숙자들이 뭔가 여행하고 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고 언젠가 여행을 끝마칠 수 있도록 응원할 수 있는 힘을 줄 수 있다. 그들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주는 이 따뜻한 이름은 존재만으로 노숙자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이름을 지을 수 있는 마음이 있어야만 서비스디자인이 시작될 수 있고 여러가지 컨텐츠와 새로운 생각들이 파생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 출처 >
https://programs.sbs.co.kr/culture/sundaydocum/clip/52377/22000130552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337700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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