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여자배구 결승전 브라질 vs 미국 경기에서 22번 선수가 블로킹 후 포효하는 얼굴을 봤는데 그냥 미국이 보였다.
무슨 말인가 하면, 22번 선수의 이름이나 나이 연봉 같은 것보다 그냥 그 순간 5년 뒤의 다른 미국선수, 10년 뒤의 다른 미국 선수가 그대로 보이는 느낌이라는 말이다. 22번 선수는 10년 뒤면 은퇴를 하고 아주 잠깐 미국대표팀으로 뛰는 것이지만, 그 흘러가는 중간에 잠시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고 당연하다, 혹은 그것이야말로 내가 원하는 것이다 라고 포효하는 얼굴과 눈빛에서 그냥 갑자기 느껴졌다. 아무런 표정이 없이 집중하는 그 모습에서 그런 무심함이 느껴졌다. 단순히 미국의 배구 양성 시스템의 일부분으로 존재해도 만족하는 정도가 아닌 그것 자체라는 생각을 가진 것일까?
미국 선수들 모두 어느 것하나 빠지는 능력이 없고 모든 선수가 모든 것을 한다.
특별히 한명한명 기억나지 않고 모든 선수들이 그냥 아무런 느낌도 주지않고, 아무런 자극을 주지 않는다.
플레이할 때는 매우 무심하고 어떠한 감정도 느끼지 않는 듯한 느낌이다.
한명한명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해서 무슨 팀워크로만 이긴다는 소리는 아니다. 그냥 하는데, 한명한명 말도안되게 잘한다.
선수들은 각자 자기 이름이 아니라 미국이라는 이름으로 존재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내 이름이 미국인데 내가 은퇴를 하던 내가 부상을 당하던 잠깐 포인트를 내주던 내가 후보선수로 뛰던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당당함?
그것을 그냥 당연한듯이 받아들이는 아주 자연스럽고 시원한 느낌이 든다.
한명한명이 게임캐릭터처럼 개성있고 마치 군더더기없는 깔끔한 그림체처럼 생겼다. 그런데 그렇다고해서 한명한명이 기억이나는 것은 아니다. 진짜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모르겠다.
사실 배구팀 뿐만아니라 미국이라는 나라도 딱히 개성이 무엇인지 알 수도 없을 만큼 다양하고 기억나지 않는다.
미국 여자배구는 그동안 금메달을 따지 못하고 2위에 밀려있었다고 한다. 단지 미국이 여자배구를 제일 잘해서, 국력이 가장 쎄서 이런 모습을 보여준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여기서 보여준 모습이 바로 금메달을 딸정도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미국팀이 보여준 이름없는 경지는 무엇일까?
머신러닝 기술이 발전하고 데이터기술이 계속해서 발전해나가는 와중에 미국 여자배구팀 전력분석에 분명한 힘을 줬을 것이 분명하다. 그런 기술적이고 세계적이고 경제적인 문제들이 배구 실력에도 분명하게 영향을 미친다.
미국의 IT기술력이 실제로 적용되는 것을 미국여자배구팀이 봤다면 자기의 개인적 노력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것도 알아갔을 테니 그런 점도 무심함을 만들었을 것이고 시선을 나보다는 팀으로 옮겼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좀더 중요한 부분에 집중했을 것이다.
그런 것처럼 우리는 개인적인 사건에 집중할 필요가 없다. 모든 것이 모든 것에 의해 결정난다.
굳이 그것을 눈으로 보지 않아도 내 인생에 무심함을 가져올 필요가 있다. 분명하지 않은가.
가장 큰 시점으로 인간이 해야할 일을 해야 한다.
그것은 결국 내 능력만이 아닌 다른 것, 다른 사람의 능력을 포함하고 사용해가는 과정이다.
미국이 IT기술을 여자배구 전력분석에 핵심으로 포함하는 느낌처럼
다양한 기회, 다양한 가능성, 다양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실력을 가져야한다.
내가 거대한 흐름과 시스템 속에 잠시 왔다 가는 것으로 만족할 수 있는가?
내가 아니라, 내 다음 세대의 사람들이나 미래의 누구인지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한 행동을 할 수 있는가?
이건 공상에 빠진 이타주의가 아니다.
개인적인 레벨로 들어와서 오늘의 내가 -> 내일이나 다음주의 나를 위한 행동을 할 수 있는가와도 똑같은 개념이다.
오늘의 나의 이름을 너무나도 기억하고 싶고 하염없이 소중하다고 생각하면 먹고싶은 치킨은 다먹을 것이고 할수있는 모든 것을 다 땡껴서 쓸 것이다. 그럼 내일의 나는 그냥 짐을 지고 고통속에서 살아가야한다.
오늘, 내일의 나 또한 나로 인식할 수 있는가? 같은 개념에서 다른 사람도 나와 같음을 인식할 수 있는가?
얼마나 넓게 인식할 수 있는가?
오늘을 살아라 라는 말은 오해하기 정말로 쉽다. 너무나도 강한 에고가 오늘 모든 것을 얻고자 집착하는 느낌이다.
그말도 다른 의미에서 나자신을 위해 살아가라고 하는 좋은 말이라는 것을 안다.
하지만 이름없는 경지로 가기 위해선 사실상, 실제적으로 오늘에 무심해야한다.
내 개인적인 사소한 트라우마나 사건은 공동체의 시선으로는 매우 작은 사건이고, 나라의 시선으로는 아무것도 아닌 사건이다. 잠시 흘러가는 중간에서 태어나 죽는다고해도 나라의 입장에선 나 하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지구의 시선, 우주의 시선에서는 먼지만도 못한 사건들이다.
내 이름정도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그 넓은 시선은 정확하게 힘과 실력으로 바뀐다.
넓은 시선만큼이 곧 힘이다.
나보다는 더 넓은 것을 향할 때다.
그 넓은 곳에서의 무심함, 즉 내 이름에 대한 무심함은 편안함과 실력을 가져다 주지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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