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는 문지방에 발가락을 아주 쌔게 부딪힌 결과처럼 그냥 계속 아픈 것이고,
결핍은 한겨울에 반팔입고 운동장 한가운데 서있을 때 따뜻한 옷이 없는 것에 대한 박탈감이다.
둘다 똑같이 아프지만 방향성이 다르고 특성이 다르다.
상처는 몸이라는 근거가 있어야만 성립한다. 몸을 가지고 있어야만 감각을 느낄 수 있듯이 말이다.
하지만 결핍은 애초에 없는 것이다. 없기에 느껴지는 마음이다. 지금 있으면 하는 마음때문에 느껴지는 것이다.
흔히들 '마음의 상처'는 과거의 기억이나 안좋았던 경험들, 들었던 말들을 빗대어 말한다.
하지만 몸과 마음이 둘이 아니듯 마음의 상처 또한 몸처럼 먼저 구체적인 대상이 먼저 있고 -> 거기에 상처가 나는 방식은 똑같다. 그렇기에 마음의 상처또한 회복되기전까지는 계속해서 물리적으로 아플 수 밖에 없다.
결핍이라는 것은 몸과 하나가 된 마음이 아닌 몸과 분리된 마음에서만 느껴지는 감정이다. 나한테 없는것을 '상상'하면서 느껴지는 것이 결핍이다. 그렇기에 결핍이라는 것은 그저 그 상상을 멈추기만하면 순식간에 사라질 수 있는 개념이다. 물리적으로 상처가 생긴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핍을 선택하지 않고, 상처를 치유하기를 선택해야한다.
상처를 외면하고 결핍만을 느끼면 완전히 더블데미지이다. 상처는 상처대로 치료하지 않으니 계속 아프고, 그 상처를 피하려고 망상하다가 또 결핍까지 느끼니 말이다.
앞서 보았듯 상처의 메커니즘은 구체적인 대상, 도화지가 있어야 거기에 그림을 그릴 수 있듯이 분명한 몸이 있을 때만 가능한 일이다.
그것을 역으로 생각해보면 나는 결핍을 느끼지 않아도되는 몸이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상처로 매우 아프긴하지만, 그 상처가 있다는 것은 거기에 내가 결핍을 느끼지 않아도되는 온전한 몸이 있다.
내가 상처를 받았다면, 바로 그 지점에 나의 몸이 있고 부족하지 않은 풍족함이 바로 거기에 있다.
결핍이라는 마음의 환상의 형광등을 스위치로 단한번에 꺼버리고 나의 상처를 선택해야한다.
나의 몸을 선택해야한다. 상처가 치유되기만 한다면 나는 온전하고 풍족한 몸이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주변사람들과 자기 역사에 있어서 영어를 접할 어떤 기회도 없었는데 광고를 보고 영어공부를 하며 이민자의 결핍을 느끼는 일을 그만하자.
한겨울에 반팔입고 운동장에 나가지 말자. 그냥 집에 있자.
사실 상처받는다는건 거기에서 뭔가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이다.
어느정도 할 수 있으니까 그것을 하다가 상처를 받은 거지, 완전히 없으면 상처를 받을 메커니즘조차 없다. 존재도 못한다.
자기 상처를 치유하자. 결핍이 느껴지는 어떠한 것도 다 버리고 이미 있는 나의 풍족함을 선택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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