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운동을 통해 분명하게 수련할 수 있고 건강해질 수 있으나
마음은 대체 어떻게 해야하는지 진심으로 궁금하다.
지맘대로 난동을 피우는 마음을 컨트롤 할수도 없고 수련할수도 없다면 너무나도 절망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주식 투자에서 그렇다.
아무리 살펴봐도 주식투자는 경제에 대한 공부가 아니라, 감정과 마음, 심리적인 태도가 수익으로 연결되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이 든다.
감정이 요동치고 내 생각과 다르게 멋대로 행동해버리는 허접함을 잡아내고 싶다.
주식이라는 게임에서 그냥 운동한만큼 잘해지는 그런 개념이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굴뚝같다.
랜덤성의 세상에서 살고싶지는 않다.
너무나도 갈증이 크다.
잘한만큼 힘을 얻는 그런 세상에서 살고 싶다.
마음을 수련한다는 건 정말로 대체 뭘까.
나는 단한번도 [호흡, 명상, 고전 읽기] 이런 것들이 마음 수련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보조적인 수단일 뿐, 절대 그런걸로 마음을 단련하고 올바른 마음을 잡아낼 수 없다.
마음에 대한 해답을 데카르트가 알고 있는 것 같다.
데카르트는 스피노자와 다르게 몸과 마음이 둘로 나뉜다고 해서 그냥 이상한 놈이라고 생각해왔지만 조금씩 친해지고있다.
말년에는 몸과 마음이 둘로 나뉘기만 한게 아니라 연관성이 있다고 본인의 이론을 수정 보완한 '정념론'을 출간했다고 한다.
마치 스피노자처럼 똑같이 감정과 지복에 대한 글을 말년에 썼다는게 신기하다.
"관대함이 있는 사람은 운명에 대해 불평하지 않으며, 행운에도 지나치게 기뻐하지 않는다. 그는 자신의 내면에 집중하며, 감정을 지배할 줄 안다."
- 데카르트
데카르트는 잘못된 욕망(정념)에 대한 치료법은 ‘관대함’이라고 주장한다.
치료할뿐만아니라 감정을 지배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근데 여기에서 관대함은 뭔가 남을 용서해주는 선한 마음을 말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모든 사건의 크기가 줄어드는 개념이다.
넓은 땅에 작은 일이 벌어진다고해서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그게 좋은 일이던, 나쁜 일이던 마찬가지다.
뭔가 남을 용서해야한다는 도덕적인 태도가 아니라, 그냥 그 사건 자체가 별거 아니라서 무시되는 그런 개념이다.
큰 체력, 넓은 마음, 많은 목숨이다.
그런 필드의 크기 자체가 커진 것이기 때문에 종류에 상관없이, 어떤 사건이던 어떤 감정이던 지배할 수 있다.
아무리 초보자라고 하더라도, 목숨을 10개 주면 아주 편안하고 재밌게 해버릴 수 있다.
그렇다면 마음에 대한 수련은 결국 '관대함'을 넓혀나가는 일이면 된다.
나는 우리 안에서 우리 자신을 존중하도록 만드는 정당한 원인을 제시할 수 있는 단 하나 의 것만을 보는데, 바로 우리의 자유의지의 사용이고 우리가 우리 의지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지배권(empire)이다. 왜냐하면 자유의지에 의존하고 있는 행위 때문에만 우리는 정당하게 칭찬받거나 비난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항에서 데카르트는 두 가지를 지적한다. 내가 다른 사람들이 가진 것 보다 적게 가진 것처럼 보이지만 자유의지의 측면에서 나도 남과 같은 것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나 자신을 존중할 수 있고, 동시에 다른 사람이 내가 가진 것보다 적게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다른 사람들도 자유의지를 가지고 있으니 존중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다른 것들은 “자유의지와 비교할 때 아주 미미”하기 때문이다. 11)이처럼 관대함을 가진 사람은 자연스럽게 ‘겸손 (humilité)’ ‘존경(vénération)’, ‘친절’과 같은 덕스러운 자질을 가지게 된 다. 12) 이런 의미에서 데카르트는 관대함이 ‘다른 모든 덕들에 이르는 열쇠’ (정념론 161항)라고 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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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카르트 철학에서 ‘관대함(générosité)’에 대하여, 이재환
데카르트는 정념의 지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우리의 욕망을 규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하는데 이 욕망을 규제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바로 ‘우리에게 의존하는 것과 우리에게 의존하지 않는 것’을 구분하는 것이다.
관대함은 자유의지를 지속적으로 선택한 사람에게서 커진다.
자유의지란 '우리에게 의존하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다.
내가 주도적으로 무언가를 선택했을 때만 성장한다.
이득도 얻겠지만, 손실에 대한 책임도 내가 받는다.
그렇기에 100번 죽어보면, 그 100번만큼의 경험이 나에게 정확하게 기억된다.
배달음식 100번 시켜먹어봐야 요리에 대한 실력이 늘어나지 않지만
직접 요리를 100번 해먹어보면 요리에 대한 실력이 늘어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데카르트는 관대함을 '경이'의 일종으로 보았다.
경이란 '갑작스럽고 놀라운'것이며 이 경이는 새로운 것을 기억하고 배우고 익히는데 좋게 작용하는 것이라고 한다.
내 자유의지로 선택한 무언가는 거의 대부분 허접하면서도 신기하기에, 갑작스럽고 놀라운 것들일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내 자유의지를 지속적으로 선택했을 때, 지속적인 경이를 목격하고 그로인해 더더욱 관대함이 늘어난다.
땅이 넓어진다. 뇌속 뉴런들이 생성된다.
왜냐면 새롭고, 죽어보는 행위들을 했기 때문이다.
몸에 각인되며, 많이 죽어봤기에 또 한번 죽더라도 무던한 넓은 마음이 만들어진다.
데카르트는 관대함의 두 번째 구성요소를 “자신 안에서 자유의지를 잘 사용하겠다는 확고하고 변함없는 결의, 즉 자신이 최선이라고 판단한 모든 것을 착수하고 수행하려는 의지가 결코 부족하지 않는 것을 느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념이나 욕구(appétits)에 의해서 방해받지 않고 이성이 권고한 무엇이든지 수행하겠다는 확고하고 지속적인 결의(ferme et constante résolution)를 가져야합니다. 저는 덕(vertu)이 정확하게 이 결의를 확고하게 고수하는 데에 있다고 믿습니다.(AT IV 265, CSMK 257-258)
여기에서 이성은 '나자신'이다. 내 자유의지다.
그것을 절대적으로 수행하고 착수하겠다는 결의가 관대함을 만든다.
무조건 나를 따른다.
1647년 11월 20일 크리스티나 여왕에게 보낸 편지
“우리가 최선이라고 판단한 것을 그대로 수행하려는, 그리고 이러한 최선의 것이 무엇인지 찾기 위해서 우리 정신의 힘을 모두 사용하려는 확고 하고 지속적인 결의 이외에 더 낫게 의지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이 가능하지 모르겠습니다. 이것은 그 자체로 모든 덕을 구성합니다. 이것만이 진정으로 칭송과 영광을 받을 만합니다.”(AT V 83, CSMK 325)
1645년 8월 4일 엘리자베스에게 보낸 편지에서 실천적 판단은 “우리의 이성이 오류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는 것도 필수적이지 않습니다. 우리의 양심 이 우리가 최선의 행위라고 판단한 것을 수행할 결의와 덕이 결코 부족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으면 충분합니다.”(AT IV 266-267, CSMK 258)라고 주장한다. 26)이처럼 데카르트는 실천적 판단에 있어서는 명석하고 판명한 지각을 요구하지 않았고, 그런 이유로 데카르트는 이성이 다만 ‘최 선’이라고 판단한 것을 착수하고 수행하겠다는 결의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1945년 10월 6일 엘리자베스에게 보낸 편지에서도 데카르트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 다. “우리 삶의 다양한 상황 속에서 우리가 선택해야 하는 것들 가운데 모든 좋은 선한 것들에 대해서 완벽하게 알기 위해서 필수적인 무한한 지식을 결여하고 있다 는 것은 사실입니다. 제 생각에는 우리는 제가 지난 번 편지에서 열거한 것과 같은 가장 필수적인 진리에 대한 적정한 지식에 만족해야 합니다.”
데카르트는 중요한 일을 결정하기 전에 시간을 두고 숙고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너무 오래 숙고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일단 결정을 하 게 되면 세부사항에 대해서 너무 고민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왜냐하면 계획 을 완벽하게 만들어서 얻는 이득보다는 일이 늦어져서 입게 되는 손해가 훨씬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의’와 ‘신속함’이 ‘매우 필수적인 덕(vertus très nécessaires)’이라고 주장한다. 여기서 데카르트의 ‘결의’는 두 가지 의미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첫 번째로 어떤 숙고의 시간이 끝나면 단호하게 결정을 내리는 것, 그리고 두 번째는 일단 결정을 하고 나면 그 결정을 끝까지 수행 하려는 의지가 그것이다.
* 엘리자베스 공주는 데카르트가 몸과 마음의 이원성에 의문을 제기하여 데카르트의 철학 발전에 크게 기여하며 편지를 주고 받는 사이였다고 한다.
그 결과에 상관없이 나를 따르는 그 자체로 모든 덕을 구성한다.
정답이 아니어도,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쭉 밀고 가는것이 우유부단함과 후회따위보다 훨씬 올바른 결과를 만들어낸다.
틀리면 틀린대로 배우는거니까, 후회라는 마음은 남지 않는다.
그냥 적당하기만 하면, 우선은 못먹어도 고를 해야한다.
이러한 주장은 '심리투자 불변의 법칙' 이라는 책의 내용과도 일치한다.
1 성공하는 투자를 위해서는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예측하지 않아도 된다.
2 시장은 무슨일이든 생길 수 있다.
3 시장에서는 모든 순간이 특별하다. 우위는 언제나 있다.
4 시장에 대한 걱정떄문에 밤잠을 설쳐선 안된다.
5 기회를 놓치는 것이 두려워서 투자를 해선 안된다.
6 완벽한 투자 타이밍 따위는 없다.
7 생소한 투자계획, 계획이도 없던 매수매도를 해선 안된다.
- 심리투자불변의 법칙에서 말한 내용들
투자를 열심히 공부하는게 아니라
오히려 뇌를 최대한 빼고
누구나 아는 단순한 우위만을 확보하고
기계적으로 반복하고, 손실을 입던말던 통계적으로 20번 이상 반복하여 시장에 참여하는 것이 '심리투자'의 방법이라고 말한다.
이게 대체 무슨말인지 몰랐지만 데카르트의 주장과 합쳐본다면
"손실을 입어도 크게 상관없는" 관대한 마음을 나에게 주입하기 위해서다.
어짜피 손실을 입게 되니까.
손실을 입어가며 체력이나 키워라는 것이다.
근육 성장의 원리와 똑같이 근육을 찢어놓는 행위다.
내 마음을 찢어놓는 행위다.
내 마음을 찢으려면, 다른 사람이 알려준 정보같이 외부에서 온것이 아니라
내 내면에서 나의 자유의지로 선택한 무언가 여야한다.
그 자유의지를 정면으로 착수해서, 정면으로 실패함으로써 찢어진다.
하지만 그대신 손실에 대한 감각이 무뎌지며
내 자유의지에 대한 유연함과 체력이 크게 올라간다.
글이 길고 매우 조잡하지만 한마디로 이렇다.
마음 수련은, 지속적인 자유의지 선택을 통한 마음 찢기다.
그로인해 두려움들이 사라질 것이고, 일희 일비가 사라지면서 오히려 창의적인 힘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데카르트는 그것을 관대함이라 했지만, 어쩌면 '멍청함' 에 가깝기도 하다.
멍청할정도로 자기자신을 선택하고 그로인해 오히려 더 커진다.
누가 나에게 데미지를 줘도 관대하고, 내가 나에게 데미지를 줘도 관대하다.
그것들 자체가 모두 성장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생각나는 마음 수련 방법 정리>
1 배달음식을 시켜먹지않고 스스로 만든 음식만 먹는다.
2 내 내면에서 나온 최선이라고 생각한 생각을 실행한다.
3 지속적으로, 주기적으로 실패한다. 다시말해 모든 기회에 참여한다.
4 오직 내 선택만 선택한다.
생각해보면 스스로 음식 만들어먹으면서 실패해도 크게 후회라는 감정이 찾아오지 않았다.
다음에 어떻게 어떻게 수정해야 하는지 보이기 때문이다.
배달음식 시킬때나 큰 후회와 우울함이 올라왔다.
내가 조작하고 할 수 있는게 없다.
평화롭고 행복함을 원한다면 당연히 해야하는 일이 아닌가 싶다.
나자신을 선택하는게 마음 수련이다.
나에게 오는 모든 부정적이고 불편한 감정들은,
나자신을 제발 좀 선택하라고
평생을 달라붙어 있는 것이었다.
운에 맞기지않고, 스스로 살아갈 때까지
감정적 힘듦은 계속해서 찾아온다면
이제 그냥 미친 척하고 나를 선택하자.
“저에게는 참된 행복(béatitude)은 정신의 완전한 만족(parfait contentement d’esprit)과 내적인 충족(satisfaction intérieure)에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러한 것들 은 운에 의해서 가장 많은 혜택을 받은 사람들이 가지지 못하는 것이고 현자가 운의 혜택 없이 획득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vivere beate’, 즉 행복하게 사는 것은 완전 하게 만족하고 충족적인 정신(l’esprit parfaitement content et satisfait)을 가지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아닙니다.”(AT IV 264, CSMK 257) -데카르트
데카르트 철학에서 ‘관대함(générosité)’에 대하여
데카르트가 『정념론』을 쓴 목적 중의 하나는 사람들이 정념을 잘못 사용하는 것을 방지하고 과도한 정념에 사로잡히지 않게 만들어 줄 ‘치료법’을 제시하는 것이었다. 데카르트는 정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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