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 포스

 

만화 원피스에 나오는 로그포스는 그랜드라인의 바다에서 필수적인 나침반이다.

그랜드라인은 방향조차 왜곡되는 바다이기에 다음 섬에 도착하는 방법은 오직 로그포스를 따라가는 방법 뿐이다.

어떤 상식도 통하지 않는 바다에서 결코 로그포스를 의심해서는 안되는 철칙이 있다.

 

꼭 만화의 세계가 아니더라도 바다라는 건 애매하면서 항상 가변적이다. 속도가 빠르고 방향을 예측하기 힘들다. 하지만 그만큼 위험하기에 그 리스크만큼 힘을 얻기도한다.

대항해시대 때 바다로 나간 사람들은 농사를 짓거나 말을 탄 사람보다 딱히 대단한 사람이 아니다. 더 멋있고 강력한 사람이 아니다. 단지 위치가 땅에서 바다로 바뀐 것 뿐이지 태어날 때부터 바다에 나갈 수 있는 특성이 주어진 것이 아니다. 그들이 각오한 것은 목숨이라는 리스크를 지는 것 뿐이다.

바다는 큰 파도가 일기에 약한사람도 폭발적으로 강해질 수 있고 강한사람도 한번에 약해져버릴 수 있는 곳이다.

바다로 나간사람들은 나의 개인적 힘보다 외부에서 오는 그 힘을 이용하는 것을 선택한 사람들이다. 아마도 사회적 약자들이 훨씬 더 그 리스크를 지는 것에 호의적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약자라고해서 다른 사람보다 목숨이 싸거나 두려움을 느끼는 정도가 작다는 것은 오만한 생각이다. 누구라도 그 가변적인 변동성의 파도 위에서는 이리 휩쓸렸다 저리 휩쓸렸다 하기 때문이다.

 

바다는 그만큼 크다. 크고 위험한 만큼 강력한 힘을 가질 수 있는 곳이기에 로망을 가진 다음 세대들이 뛰어드는 전장터이다. 바다라고 볼 수 있는 투자의 세계가 그렇고 우리가 지금 참여하고있는 IT세계가 그러하다.

IT세계는 너무나도 당연히 지금 우리의 일상생활에 있기 때문에 느껴지지 않을 수 있지만 이곳은 엄청나게 큰 바다이다. 모든 세상사람들이 아주 동일한 자격으로 접속해 데이터를 나눈다. 프로그래머들은 물론 유투브 동영상을 찍는 사람, 게임을 하는 사람, 블로그에 글을 쓰는 사람들 모두 이 바다에 배를 띄운 사람이다.

 

그랜드라인 - 동서남북 4개의 바다가 모두 모인 바다가 그랜드라인이다.

 

이 가상의 세계에선 복잡성이 제곱으로 증가한 만큼 훨씬 더 예측 불가능하고 상식 밖의 일이 벌어진다.

게임을 하는 사람은 서로에 대한 모욕이 일반적 상식을 뛰어넘고, 유투브에 빠진 사람은 무한한 컨텐츠에 여기저기를 해매며 갈피를 잡지 못한다. 구글의 무한한 검색기능 속에서 이곳에서 저곳으로 경계없이 넘나들며 생각이 이어진다. 모든 것이 초단위로 이루어진 이 속도를 따라잡지못해 수많은 폐해를 낳는다. 드넓은 만큼 익명으로 있어도 되는 이 바다안에서는 상대방에 대한 생각 따위 하지 않고 나를 버릴 수 있기에 인간이라면 달 수 없는 댓글을 달고 커뮤니티를 이루어 할 수 있는 모든 자유를 만끽한다. 

그야말로 대해적시대이다. 기존 세계의 관념이 아직까지 놓아주지 않고 있기에 아직도 이것을 산업적으로 보거나 신세대들의 히피운동같이 보는 시선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생각들이다.

대항해시대가 과거 역사의 한 부분에 불과했듯이, 지금 영원할 것같은 이 IT적인 경험과 로망은 시대가 지나면서 사라질 것이 분명하다. 이런 특이한 바다를 항해하는 세대는 지금 막 시작했을 뿐이고 곧 사라질 것이다. 바다는 아직도 있지만 지금이 로망있는 대항해시대는 아니듯 말이다. IT는 지금의 바다처럼 단순한 통로가 되고 이미 지배가 끝난 영역으로 남을 것이다.

 

이 IT 세계의 핵심은 무엇일까?

IT세상의 포문을 연 스티브잡스가 말하는 것처럼 핵심은 'Think' 이다.

육지 -> 바다 -> 하늘 로 이어져온 패권의 맵은 이제 우주이자 한 인간안에 있는 생각이라는 곳이다.

 

Hyper Link로 인해 한 문서에서 다른 문서로 마우스 클릭 하나만으로 넘어간다. 디자인 공부를 하다 연예인 결혼기사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너무나도 쉽게 눈앞에 다가와있다. 그렇기에 우리의 생각은 완전히 자유롭게 뛰어다닌다.

하지만 바다가 그렇듯, 좋은 항해술을 가지지 못한 배는 파도에 휩쓸리고 길을 잃고 난파당한다. 공부를 하려했던 학생이 게임을 하고 야동을보고 연예뉴스를 보며 하루를 난파당하는 것과 똑같다. 갈 수 있는 길이 무한하기에 가야할 길이 어딘지 모르는 이상 정말 미친듯이 휩쓸린다.

 

IT 세계에는 항해술이 필요하다. 왜 IT를 쉽게 생각하고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이곳은 바다보다도 더 위험하다. 한번 빠지면 끝이 없다. 한사람의 생각은 한번 고착화되면 다시는 바꿀 수 없게 된다. 제대로된 교육도 없이 이 바다에 빠진 신세대들은 정말 엄청난 리스크를 지니고 있다.

 

무슨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바다에서는 나침반이 필요하다. 눈앞의 것이 아닌 메타적인 지침이 있어야만 나를 붙잡을 수 있다. 오디세우스가 세이렌의 유혹을 이겨내기위해 스스로 기둥에 묶인 것처럼 강제적이면서 이끌어주는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람의 생각이라는 것은 그만큼 엄청난 속도이고 위험한 힘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위험한 그만큼 강력한 무언가를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이 이바다 위에 있다. 인터넷이라는 무한한 지식의 바다에서 유혹을 이겨내고 자기가 가야할길을 제대로 갈 수 있는 사람은 지상에 있는 어떤 것보다도 강한 힘을 가질 수 있다. 대영제국이 바다를 지배한 것처럼 그힘은 정말로 막대해질 수 있다.

지금은 개인의 시대이다. 한명의 개인이 얼만큼 강해질 수 있는지 상상도 할 수 없는 시대가 열려있다. IT 창업자 한명이나 유투버 한명 처럼 한명의 힘이 정말 강력하다. 당연히 그것은 앞으로 더 커진다.

 

생각은 붙잡아야한다. 생각은 이곳저곳을 뛰어넘는 스킬을 가지고 있지만 그만큼 헛짓거리하는 곳으로 뛰어넘어버릴 수도 있다. 붙잡은 뒤 올바르고 제대로된 곳으로 뛰어넘는다면 거기서 힘과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최진석의 반야심경 제1강

반야심경에서의 '경'은 경영 할때의 경이다. 경영은 manage 한다는 뜻이고. 말고삐를 잡고 말을 부리는 것이다.

너의 말고삐는 무엇이냐? 자기한테만 있는 자기의 말고삐를 잡아야돼요.
고삐를 잡지 않으면 말을 타기는 타는데 어디로가는지, 왜 타는지 하는 것을 알수가 없는 거에요.
나의 사명은 무엇이냐? 내가 펼칠 꿈은 무엇인가?

 

우리는 태어날 때 이미 인공지능이 장착되어있는 몸이라는 것을 타고 태어난다. 그 인공지능이 바로 생각이다. 생각은 '나'가 아니다. 나를 어딘가로 이동시켜주는 탈 것이다.

생각은 붙잡지않으면 야생의 말을 타는 것처럼 자기 맘대로 이동한다. 오늘 내가 무슨 생각을 하기로 결정해놓지 않으면 말은 가고싶은대로 간다. 짐승처럼 유혹에 이끌린다. 파도에 휩쓸리는 배처럼 흘러가는대로 흘러가버린다.

 

말고삐는 어떻게 잡을 수 있을까? 생각은 어떻게 붙잡을 수 있을까?

IT 세상이라는 최첨단이자 가장 현실적으로 보이는 세상에도 다시한번 꿈이다. 가장 비현실적인 꿈이 가장 위험한 이곳에서 필요하다.

상식밖의 일이 벌어지는 하루하루의 항해속에서 내면의 로그포스인 나침반을 따라가야만한다.

분명 이쪽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라면 그것이 왜 아닌지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아주 순식간에 로그포스를 다시보고 방향을 선회해야한다.

수많은 정보들이 이 길이 아니라고 말해주는데 '생각'이라는 에너지를 그것이 왜 아닌지 생각하는 것에 불태워버려선 안된다.

생각은 오직 마음의 방향에 따라가는 것을 수행하는데 사용해야한다. 생각 따위가 방향을 정해서는 안된다.

로그포스를 따라 잘 가다가 길이 막혔다고해서 로그포스를 발로 밟아 깨버리는 멍청한 짓은 해서는 안된다.

암초를 만났으면 그것을 돌아갈 생각을 해야지 왜 암초를 만났는지 괘씸해하거나 내 항해술이 잘못된 건지 밤새워 의심할 필요가 없다.

 

생각이라는 탈 것을 제대로 부릴 줄 알면 마치 순풍을 받은 범선처럼 엄청난 속도로 항해할 수 있다.

내가 관심이 있고 설레는 것에 대해 생각할 때이다.

그 생각을 멈추지말자. 계속해서 항해하자.

항상 바람이 불어 잘 항해하다가도 갑자기 꺼져버릴 것이다. 연예인 생각할때마냥 헛된 설렘은 곧바로 꺼질 뿐이다.

그럴땐 다시 방향을 바람이 부는 곳으로 잡을 줄 알아야한다.

생각을 기본적으로 고민하는데 쓰거나 걱정하는데 쓰거나 두려움을 방어하기위해 써서는 안된다.

그것은 마치 간지러운 곳을 긁는 행위다. 긁으면 긁을수록 더 간지럽다. 개미지옥이다. 혼자 노를 저어서 바다를 항해하겠다는 것과 같다. 

차라리 조금 긁는 것으로 만족하고 더이상 간지러운 곳이 없는 시원하고 깨끗한 곳으로 간다. 

 

단하나의 찝찝함도 없고 거슬리고 띠꺼운 곳이 없는 곳이 바로 바람이 부는 곳이다.

바람부는대로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생각이라는 말의 고삐를 잡는 방법이다.

그렇게 되었을 때 엄청난 속도로 지식을 습득하고 엄청난 속도로 힘을 얻을 수 있다.

상상도 못할 정도의 경계를 넘나드는 힘이 생긴다.

 

 

이 바다를 제대로 항해할 수 있는 사람은 꿈이 있는 사람 뿐이다. 

마음에서 일고있는 바람의 방향을 기꺼이 따라갈 수 있는 사람 뿐이다.

그 나침반이 없이 세상에 뛰어든다면 해적들의 먹잇감이 될 뿐이다.

 

생각의 시대는 한번 종결되면 다시는 오지 않는다.

인공지능의 시대는 다시 오지 않는다.

지금 예전의 대항해시대 시절의 모습을 부러워하는 것처럼 다음 세대들은 우리의 시대를 부러워할 것이다.

언제나 그랬듯 지금 이 게임은 우리에게 유일하고 고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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