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에는 여러사람이 있을 수 있다.

당연히 사람마다 능력치가 다르고 성장 속도가 다르다. 추구하는 목표점과 달성 속도도 천차만별이다.

그런데 어떻게 그런 사람들이 모여 팀이 될 수 있을까?

속도와 방향, 방법, 우여곡절, 기울기 등 수많은 변수는 다르지만 모두가 산 정상에 등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하나의 팀이 구성될 수 있다.

 

산정상이라는 높은 추상적 목표는 하나의 구체적인 무언가가 아니다.

설령 산정상에 있는 어떤 눈에보이는 보물 상자를 얻는것이 최종목적이라고 하더라도 정말로 공유하고있는 것은 '산 정상' 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이다. 보물상자는 상징에 불과하다. 그곳으로 가는 과정에서 수없이 많은 것을 얻고 경험한다.

산정상이라는 넓고 일반적 개념은 수많은 사람의 목표점을 만족시킬 수 있는 힘이 있다. 여러가지로 모습으로 변화할 수 있고 여러가지 결과물을 품고 있다. 그건 마치 '신'과도 같고 무엇으로든 변할 수 있는 '돈'과도 같다. 그렇기에 전혀다른 사람들이 모여 하나가 될 수 있는 기준이 된다.

 

그런데 이 정상이라는 곳을 향해 갈 때 눈에 보이는 문제가 하나 있다.

누구는 뛰어나고 누구는 부족한 면이 있는 것이 눈에 드러날때이다.

 

 

 

만화 원피스에서 루피, 조로, 상디는 대비보 원피스를 찾는데 가장 필요해보이는 '물리적으로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그에반해 우솝, 나미, 쵸파는 그런 힘이 없고 보조하며 서포트를 하는 역할이다.

같은 팀 내에서 이렇게 중요도가 갈릴 때, 서로서로는 어떻게 판단하고 생각해야할까?

누구는 80%의 영향력을 가지고 누구는 5%의 영향력을 가진다면 그건 정말 불합리하고 같이 어울리기 힘든 요소가 된다. 약한 자는 자기존재가 너무 쓸모 없어보이고 강한자는 자만하게될 수도 있으며 약한 자를 짐으로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원피스에서는 루피와 우솝이 이문제로 싸우게 된다. ' 괴물같은 너희들을 도저히 따라갈 수 없어 ' 라며 우솝은 해적단을 나가려고 한다. 그마음은 정말 이해가 되고 충분한 고찰이 있지 않는 이상 너무나 어렵고 심각한 문제이다.

이 문제는 최고의 리더 한명이 잘 이끌어나간다 라는 도덕적인 생각따위로 해결될 수 없는 근본적인 문제이다. 모든 팀 구성원들이 생각해야만하고 이해해야만 하는 문제이다.

 

 

팀이란 우선 리더의 출항, 발의에 의해 조직된다. 리더의 꿈이 가장 보편적이고 가장 일반적이라고 표현하면 이해할 수 있을까? 루피가 '해적왕'이라는 가장 단순하고 일반적인 메세지를 통해 동료를 모집하는 것과 같다. 그리고 동료들이 이 꿈의 항해에 팔로잉을 하면서 모여든다. 이 항해에 자신이 원하는 것도 있기 때문이다. 리더의 꿈보다 작다면 작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지점 부터 이해해야만 한다.

 

리더의 꿈은 우선 그 어떤 팀원들의 꿈보다 크기가 크다. 어떤 꿈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꿈일 것이다. 

모든 팀원은 첫번째로 바로 이것부터 인정하고 존경심을 가져야만한다. 나보다 큰 꿈을 가진 사람이 바로 나의 리더이다. 친구이거나 나이가 적다고해서 예외가 아니다.

팀원의 꿈이 모든측면에서 더 컸다면, 다른 곳에서 리더가 되야하는 것이다. 팔로워가 된 순간 나가기전까지는 깨질 수 없는 철의 규칙이 바로 '리더를 존경하고 존중한다 '이다.

리더는 그 일반적이고 단순하기에 가장 어렵고 보편적인 꿈을 위해 다른 팀원보다 많은 에너지를 쏟는 사람이다. 그렇기에 가장 어렵고 추상적인 것을 잘 해결하고 결정할 수 있는 힘을 가진다. 대부분의 결정을 리더가 해야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고 자명한 일이다.

정리하자면 리더의 정의는 '꿈을 이루는데 가장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이다. 그렇기에 그사람과 함께 팀을 구성하고 나의 꿈도 포함되어있는 그곳을 향해 나아간다.

리더의 정의가 깨지는 순간은 이미 팀이 아니라고 볼 수 있다. 리더는 모든 결정을 할 수 있는 만큼,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어야한다.

알렉산드로스대왕이 그랬던 것 처럼 왕은 권력을 누리는 자리가 아니라, 그 어떤 사람보다 뛰어난 사람이어야만한다. 

 

팀의 정의( 리더의 큰 꿈 + 리더가 가장 기여를 많이하는 힘을 가진 사람 + 리더에 대한 팀원의 존경 ) 가 손실되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팀원은 자신의 낮은 기여도를 보고 어떻게 판단하고 생각해야할까? 그저 서포트에 불과하고 작은 꿈으로 치부되버린 자신을 어떻게 바라봐야할까?

 

 

두번째로 이 지점을 이해하자. 리더가 어떤 사람보다 뛰어난 사람이라고 해서, 혼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니다. 단지 가장 중요하고 위험한 곳에 자리를 잡고 있을 뿐이다. 가장 포인트가 많은 곳에 자리를 잡고 있다고 해야할까? 가장 중요한 곳에 있다고해서 모든 것을 가진 것은 아니다. 모든 것이 채워지지 않는 한 항해는 지속될 수 없다.

가장 중요한 곳에 리더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주변에 있어선 아무런 능력이 없을 가능성이 크다. 그 주변에서는 다른 팀원의 능력이 가장 큰 기여를 한다. 팀원은 자신의 차례가 되었을 때 그 상황에서는 임시적이지만 리더가 되는 모습을 보일 것이다. 진짜 리더에 비해서 좀 더 적은 영향력이겠지만 바로 그 행위에 만족하는 사람이기에 팀원이 된 것이 아닌가? 아무나 못하는 바로 그 행위를 하는 것에 목적이 있는 사람이 아닌가? 리더는 일반적이고 보편적이기 때문에 특수한 능력이 없다. 그렇기에 특수한 일을 처리할 때 그것을 가장 잘 즐길 수 있는 사람이 팀원이 된다. 항해를 시작한 리더 덕분에 그런 일을 처리하고 성장하고 즐길 수 있는 '장소'를 얻게 되는 것이다. 그것이 전체적 영향력이 적은 것을 신경쓰지도 않을 수 있는 사람이어야만 한다.

 

왜냐하면 리더는 가장 위험한 곳에 있기 때문에 지금 이 여행이 가장 와닿고 가장 많은 책임을 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화에서 리더들은 수명이 짧거나 가장 먼저 처형되는 것으로 묘사되는 것처럼 실제에서도 리더는 그곳에 에너지를 모두 쏟아부었기 때문에 그다음은 없다고 봐도 될 정도이다. 실리콘밸리 리더들이 조현병을 가지고 있고 너무 한가지에만 집중하는 사회부적응자들이 많다고 하는 이유도 그런 이유일 것이다. 한마디로 가장 큰 리스크를 짊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팀원들은 리더보다는 적은 리스크를 짊어지고 있다. 그 여행이 끝난 후에도 확장성 있는 무언가에 접근가능하거나, 항해가 끝나지 않은 중간상태일 때도 리더보다 큰 만족을 느낄 수 있는 일이거나, 일보다는 가족과의 관계에서 행복을 누리는 등 여러가지로 넓은 삶의 행태와 철학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바로 그 상황만을 보고 리더의 결정을 받아들이지 못하거나 시기하거나 하는 것은 정말 무지하고 배은망덕한 일이다. 팀원은 리더만큼의 커다란 꿈을 직접이루진 못하겠지만, 그것이 욕심나지도 않고 원하지도 않는다는 것을 이미 팀원으로 들어올 때 암묵적이고 철학적으로 약속한 것이나 다름없다. 리더의 큰 꿈을 도우며 간접적으로 그 꿈을 달성함과 동시에 + 자신만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그 약속이 어떻게 불공정하거나 불평등하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 전체로 보면 완전한 관계를 무자비하게 짤라서 단면으로 본 뒤 비인간적인 태도를 취해서는 안된다.

 

고등학교 때 체육대회에서 농구대회에 참가한 적이 있다. 나는 농구를 그렇게 잘하지 않았지만 농구를 하지 않는 아이들보다는 그나마 잘하는 수준이었다. 대회에서는 가장 중요도가 낮은 가드라는 포지션이 주어졌다. 그 때의 나는 그것에 불평하고 패스가 주어지지 않는 것에 화를 내고 실력을 높이기위해 더 열심히 해야했을까? 절대로 아니다.

나는 키도 작고 운동신경도 보통이라 실력에 대해서는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다.  또한 농구에 대해서 자존심이나 그런 프라이드같은게 존재조차 하지 않았다. 나에겐 고등학교 때의 작은 이벤트였고 대학에 가면 공부를 해야할 미래가 남아있었다.

그런데 반에서 제일 잘하는 우리팀 리더는 많은것이 걸려있었을 것이다. 상대 팀과의 신경전, 그리고 농구를 잘한다는 프라이드가 걸려있었고 공부쪽이 아닌 운동과 관련된 곳에 가기로 되어있기 때문에 자기 인생에서의 자존감과 추억으로써 나보다 훨씬 더 큰 것이 걸려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철저하게 명령을 따랐고 쓸데없이 내가 슛을 하지 않았으며 패스에 집중했다. 수비에 집중했고 할 수 있는 것만 최선을 다했다. 나에게 경기결과가 아주 크게 중요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나대지 않았고 진지하게 임했다. 진지했다고해서 열심히 연습하거나 한것도 아니다. 그냥 있는그대로 있었다. 우승할때까지 4경기 동안 딱 슛 2번에 1골 넣었음에도 나는 정말로 기뻤고 만족했다. 나의 위치란 바로 이런 것이지 않을까? 내 위치가 딱 1골만 넣어도 만족하고 기쁜 위치라면 나머지는 골은 리더나 다른 팀원에게 양보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만큼 또 나는 어렵지도 않고 편해지는 것이다. 

 

농구경기에서 누군가는 '2점슛' 혹은 '리바운드' 라는 실질적 스킬로 팀에 기여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고등학교 때의 나처럼 '팀원들과의 관계', '나대지 않음' 과 같은 스킬로 팀에 기여할 수 있다.

국어 시험을 보면서 누군가는 많은 독서로 '문해력' 이라는 자기고유의 스킬로 높은 성적을 받을 수 있는가 하면  누군가는 시험시간에 오로지 문제에만 집중하는 '집중력' 이라는 스킬로 높은 성적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국어 성적이 높다고해서 국어를 잘하는 것이 아닐 수 있다.

나의 스킬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것이 내가 속한 팀에 간접적인지 직접적인지 판단해야한다. 내가 리더가 될 수 있으려면 그 스킬이 직접적이어야 할 것이다. 설령 지금 리더가 무능력해보이고 이분야에서 허접하다고 생각이 들더라도, 자만하지말고 한번더 생각해야한다. 내가 놓치고 보지못한 부분은 없는가? 이곳은 당연히 내가 잘하는 분야이지 않은가? 본질적으로 간접적이라고 판단한다면 리더를 존중하고 함께 간다. 그리고 언젠가 내가 직접적인 스킬을 발휘 할수있는 곳에서는 내가 리더가 되면 되는 것이다.

진정한 리더라면 특정한 분야에서는 팀원에게 선택권을 줄 것이다.

그렇게 팀은 결국 한명한명의 자기 이해를 통해 완벽해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나의 위치와 능력, 자기에게 중요한 것,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야만 팀에서 성공적인 일을 이루어낼 수 있을 것이다.

리더와 팀원의 관계가 상하관계라고해서 절대 불평등한 것이 아니다. 전체로 본다면 너무나 완벽한 관계와 조화로 이루어진 지구이다. 팀이라고 해서 다를 것 없지 않은가. 인간관계라고 해서 다를 것 없지 않은가? 넓게 보고 나답게 살아가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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