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있을 때 바닥에 떨어진 휴지는 가끔 줍지 않는다.
너무 흔하고 반복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조금 쌓이면 불편해져 줍곤 한다.
하지만 바닥에 하나의 휴지만 떨어져있어도 주울 때가 있다.
첫번째는 다른 사람이 집에 올 가능성이 있을 때인데 이건 중요하지 않다. 인성의 문제다.
중요한 두번째는 바로 휴지 근처에 뭔가 다른 것이 떨어질 때이다.
나의 경우 보통 펜이나 립밥이 바닥에 떨어지는데 휴지보다 중요성이 높다고 생각하는 그것들이 떨어져있으면 그것과 휴지를 동시에 줍게 된다.
바닥이 정말 깨끗하고 거기에 펜이 하나 떨어져있을 때는 줍지 않을 때도 많다.
그런데 펜과 휴지라는 이질적인 두가지가 동시에 떨어져있을 때 그것을 '더럽혀져 있다' 라고 받아들이는 강도가 매우 큰 것 같다.
또한 한번 허리를 숙여 바닥에 있는 것을 집을 때 휴지 두개를 처리할 때보다, 전혀다른 두가지를 동시에 처리할 때 훨씬 더 기분이 좋고 보람차다. 나는 청소를 한 사람이다. 두가지를 동시에 실행함으로써 나는 휴지가 떨어져도 청소하는 사람이고 펜이 떨어져도 청소하는 사람이다.
커버하는 범위가 매우 넓어진다. 순식간에 2배 그 이상이 된다.
같은 제품을 1+1로 파는 것보다 다른 제품 두가지를 알파+베타 세트로 파는 것이 잘팔릴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실행되지 않는 이유는 자기 범주를 넘어선 것에 대한 배타성과 이기심이다.
나만 잘되면 된다는 허접한 마음이다.
남에 의한 것이 아닌 스스로 움직이게 할정도의 힘은 내 범주 바깥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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