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철학의 성격 가운데 가장 도드라진 것이 뭐냐면 삶을 정치적이고 문학적인 높이 정도가 아니라 예술적인 높이로 끌어올린 사람이라는 거에요. 다시 강조합니다. 예술이다. 훈련된 지성이라면 예술품 앞에서면 일정하게 반복되던 호흡이 무너지죠. 규칙적으로 뛰던 맥박이 흐트러지죠. 그래서 균형이 무너지죠. 불안정 상태에 빠져요. 그것이 감동이라는 겁니다.
감동은 불안정, 불균형의 상태에요. 예술품이 가지고 있는 압도적인 힘에 의해서 예술 감상자가 안정을 지키지못하고 패배하는 과정, 그것을 우리는 감동이라고 하는데 그 감상자를 굴복시킬 정도의 힘은 즉 예술품이 가지고 있는 힘은 어디서 나오는가?
그것을 우리가 '의외성' 이라고 합니다.
예술품이 예술품이 되는 첫번쨰 조건은 무엇이냐? 그것은 의외성이에요.
의외적이지 않은 것은 어떤것도 예술적이지 않아요.
예술적인 높이로 끌고 올라가는 것은결국 무엇이냐? 결국 의외성을 야기하는 고유함이에요.
장자의 자쾌(스스로 즐기는 것), 이것은 고유함에 대한 매우 강력한 강조에요.
최진석 교수님이 말씀하신 의외성은 무엇일까? 우리를 놀라게 하는 예술적 높이의 그것은 무엇일까?
의외성이란 갑자기 할말을 잃고 시선이 고정된 채, 나라는 존재가 사라지고 그 장면에 아주 깊이 몰입된 상태이다.
블록버스터 영화에서 건물이 뻥뻥 터지는 일이 일상에서 일어난다면 바로 그 상태가 될 것이다.
최진석 교수님은 그것이 바로 '감동'이라고 말하셨는데 정말 맞는 말인 것 같다.
정말 감동적인 영화를 보았을 때 비슷한 경험을 해봤을 텐데 내가 가지고 있는 의외성은 무엇인지는 아무리 고민해보아도 어렵기만 할 뿐이다.
의외성은 모든 사람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강력한 힘이 있다. 스스로 즐길 수 있는 단계인 자쾌의 단계에 가 본 사람만이 낼 수 있는 힘이다.
나를 감동시키는 것은 그 힘은 무엇일까?
의외성이 무엇인지 우선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의외성은 영웅의 필수 조건이다.
" 톱 히어로는 학생 시절부터 일화를 남기곤 하지. 그들 중 많은 이들의 이야기가 이렇게 끝을 맺지.
생각보다도 먼저 몸이 먼저 움직이고 있었다고. "
애니메이션 '마이 히어로 아카데미아' 에서 나온 장면 중 하나인 이 장면은 주인공이 친구를 구하기 위해 뛰어가는 장면이다.
많은 사람들은 저 그림에서처럼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지만, 주인공은 움직인다. 움직일 수 없는 상황에서 움직인다.
경찰이 막아서는 저 상황에서 수많은 사람은 주인공의 의외성에 '몰입'한다.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고 바로 저 장면, 저 아이가 뛰어가는 것을 정신을 놓고 바라보았을 것이다. 자신에게는 절대로 이해되지 않는 상황이 다른 누군가에겐 가능하다는 실제의 현실을 목격한다.
불안정하고 불균형적인, 감동적일 수 밖에 없는 이 상황에서 주인공은 어떻게 움직였는가?
누구보다 힘이 쌔고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서 움직인 것인가? 아니다. 평범한 중학생이다. 표정은 두려움에 떨고 있고 다급하다.
최고의 히어로 '올마이트'의 대사처럼, 생각보다도 몸이 먼저 움직이는 것이 의외성이다. 거의 본능에 가깝다.
올마이트는 주인공에게 히어로가 되는 것을 포기하라고 직접 말했지만, 이 장면을 보고 자신의 말에 대해 사과를 하며 제자로 받아들인다.
영웅의 조건은 힘도 재능도 논리도 아닌 감동에 가까운 의외성이라는 것을 세계 1위의 히어로는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의외성은 전혀 다르다. 엄청난 능력과 재능, 재산으로 달라지는 것이 아닌 근본적인 경계가 있는 다름이다.
일반적인 생각과는 동떨어져있고 그것은 곧 죽음과 자살에 가깝다는 것을 나타낸다.
자기 환경과 자기 성격이랑은 전혀 다른 나조차도 놀랄 수밖에 없는 신의 음성이다.
나는 동생들이 많아서 항상 양보하고 살았드랬어.
아바지 아마니 한테도 뭘 부탁해본 적이 없어.
열살 때가 아바지가 어디서 구했는지 탁구채랑 탁구공을 주는데 혼자 가지고놀다보니까 거 재밌더라고.
긴데 날이 갈수록 탁구채는 다 달아빠지고 탁구공은 찌끄러지고 얼마나 속상하던지.
며칠을 계속 울었어. 기때 처음으로 아바지한테 뭔가 부탁했어.
제대로된 탁구채가 필요하다고. 새 탁구공이 있어야되겠다고.
기때 알았디. 내가 이 탁구를 오래치갔구나. 동무처럼 죽자고 치겄구나.
..... 내가 부탁하면 들어주갓어?
내일 보자. 오전 복식 연습 기다리갓어.
영화 코리아에서는 탁구 국가대표로 남북 단일팀이 구성됐던 이야기가 나온다.
남북으로 분단되있는 만큼 선수들은 성격도 가치도 전혀다르고 싸우기만 하는데도 불구하고 한팀이 된다.
성격상으로도 정치 상황상으로도 어떤 것도 맞지 않지만 탁구라는 하나남은 공통점이 있다.
그렇기에 의외성이 발휘된다. 본래의 나와는 다르게 행동하게 된다. 어렵고 떨려도 움직이게 된다. 먼저 손을 내민다.
그 의외성은 결국 분단조차 극복하고 넘을 수없는 만리장성을 쌓은 중국 국가대표팀을 이기고 세계선수권 우승을 차지하게 만든다.
평소의 나와 어울리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기웃거리게 되는 것은 무엇인가?
형편에 맞지 않게, 꼴에 맞지 않아 부끄럽더라도 시선이 고정되는 것은 무엇인가?
의외성은 신념이다.
이 장면은 애니메이션 원피스에서 나오는 또 하나의 의외성이다.
(애니메이션 원피스는 이런 생각도 못한 장면들을 보통 하얀색 배경에 인물들만 집중시킨 것으로 표현하는데 이것이 의외성을 강조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눈이 커지고 순간 할말을 잃게 만드는 정말 최고의 장면들이고 감동적이다.)
상황은 이렇다. 배신자이자 사기꾼인 미친 돈클리크 라는 해적이 아사 직전의 상황까지 굶은 상태에서 상디가 일하는 레스토랑에 오게된다.
절대 레스토랑을 건들지 않겠으니 밥만 먹여달라고 애원한다.
하지만 그 악명을 이미 모든 사람이 알고 있기에 모두 돈 클리크를 무시하며 조롱하고있었는 데, 상디는 조용히 주방에 가서 볶음밥을 요리해 온다.
상디는 왜 그랬을까? 밥을 해줬기에 조용히 지나갈 줄 알고 그랬을까?
결과는 이렇다.
돈 클리크는 상디를 날려버리고 자기 배에 있는 선원 100인분 요리까지 해달라고 강요한다.
이미 돈 클리크의 배신을 보고도 이 상황에서 100인분 요리를 해주는 건 레스토랑이 뺏기고 모든 사람이 죽는 미친 짓이다.
하지만 상디는 다시 주방으로 향한다.
" 찔러. 날 멈추게하고 싶으면 찔러. 알고있어. 상대가 구해줄 가치도 없는 악당이라는 것 쯤은 말이야.
하지만 나에게는 그런 건 상관없어. 그딴건 어찌됬던 상관없다고!
먹여주고 난 뒤 어떻게 될지 따위는 생각하기도 귀찮아.
나는 요리사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야.
굶고 있는 녀석이 있다면 먹여 줄 거다. 단지 그것 뿐이다.
요리사란 그걸로 된 거 아니야? "
상디에겐 신념이 있다. 굶는 녀석에게 밥을 해주는 것. 원피스 작가 오다 에이치로가 하고 싶은 말은 신념이란, '의외성이란 그 어떠한 조건에서도 지킴으로써 나오는 상황' 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설령 죽음에 이르는 상황이라도 말이다. 일반적이라면 절대로 이해할 수 없는 이런 신념은 어디서올까?
상디는 굶는 고통을 직접 겪었기 때문에 신념이 생겼다. 사연이 있었고 감동적인 스토리가 있었다. 즉 자기 마음이 움직이고 변할 만한 상황을 겪었기 때문에 신념이 생겨났다.
그 고통을 알기에 다른 어떤 사람도 그런 고통을 겪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생기게 된 것이다.
내가 아닌데도 내가 겪은 것처럼 느낄 수 밖에 없는 거대함을 알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의외성은 자기 범위를 넘어선 커다란 고통으로 인한 세상을 향한 연민의 마음과 함께 그 어떤 상황에서조차 지켜야한다고 생각하는 신념에서 온다. 생각하지 않아도 나올 수 있는 몸의 원천에서 나오는 것이다. 생각할 필요도 없는 당위성, 확신에서 온다.
의외성은 고유하다.
조로는 세계최고의 검사가 되고자하는 신념이 있다.
세계 최고의 검사가 등장하자 조로는 거리낌 없이 결투를 신청한다. 자기 실력과 상대의 실력 차이를 계산하거나 생각 하지 않았다.
결과는 처참하게 패배하고 죽음에 이르게 된다.
상디는 뒤에서 이장면을 지켜보고 있었다.
" 죽을 정도라면 야망을 버리라고.. 간단하잖아? 야망을 버리는 것 쯤은! "
상디는 이런 말을 한다.
자기는 앞선 상황에서 미친 해적에게 요리를 해주고 죽음에 이르렀으면서 조로의 의외성은 이해하지못하고 놀란다.
두 명 모두 죽음도 신경쓰지않을만큼의 신념을 가지고 있음에도, 서로는 이해할 수 없다.
그렇다. 신념과 소중한 것은 각자마다 다르다.
자기의 과거와 사연에 따라 모두 제각각 다르다.
어떤 빛나는 최고의 영웅이 모든 것을 가지고 있는 힘을 가진 것이 아니다. 합리적인 루트나 가이드가 있는 것도 아니다.
오직 자기 자신만이 용납하지 못하는 것이 의외성이다.
의외성이라는 생각과 힘은 절대 뭉쳐있거나 집단을 이룸으로써 얻어지는 힘이 아니다.
고독하고 말할 수 없는 비밀 스러운 것에서만 도출 될 수 있다.
그렇게 개성이 만들어지고 캐릭터가 생겨나게 되는 것이다.
"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하신 분이라면 다음과 같은 질문에 답하는 것이 언제나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 누구도 동의하지 않는 나만의 진실은 무엇인가? 누구도 하지 않는 거대한 사업은 무엇인가? "
의외성은 쓸모없는 참견이다.
"카이자키 군, 어른이 되길 바래"
영화 '리라이프'에서 주인공 카이자키는 순수한 인물이다. 회사에서 발주미스를 조작하는 등 다른 동료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선배를 보고 안타까워해 상사에게 괴롭힘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게 된다. 하지만 그 이유로 선배가 다른 부서로 이동하게 된다.
그 사건으로 인해 선배가 자살까지 했다는 소식을 듣고 카이자키는 더 이상 다른 사람의 일에 참견하지 않기로 맹세한다.
"내가 쓸데없는 말을 해서.. 나 때문에 선배는..
더이상 쓸데없는 일은 하지 않겠다고 결정했어. 조용히 스윽 하고 1년이 지나가주면
그걸로 됐어."
하지만 그런 자기를 묶어두고 저주하는 행위는 취직을 못하고 고통스러운 백수 생활을 이어가는 삶을 만들게 된다.
리라이프 프로젝트를 통해 고등학생으로 돌아간 카이자키는 쓸모없는 일에 참견하지 않기로 다짐해놓고도 어쩔 수 없는 마음에 몸이 먼저 움직이게 된다.
친구들이 오해를 하고 잘못된 길로 빠지는 것을 참을 수 없었던 것이다. 스스로 안하겠다고 다짐하고도 참을 수 없는 본능이다.
카이자키는 고등학생들과 많은 어려움을 겪지만 문제를 풀어나간다.
" 리라이프를 끝내고 깨달은 것이 있다. 이 세상에는 그냥 내버려둘 수 없는 녀석이 너무 많다.
앞으로는 교사로써 학생들에게 시끄러울 정도로 참견할 생각이다. "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에 신경써지는 마음. 안타까운 마음.
진로를 찾지 못했던 카이자키는 그 마음을 사용할 수 있는 교사가 된다. 자기에게 있는 그대로의 마음을 활용하는 곳으로 가게된다.
생각보다 몸이 먼저 움직이는 자기 마음을 긍정하고 순수함을 잃지 않기로한다. 어른이 되기로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자기 신념을 만들게 되었다.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솟구치는 마음을 그대로 흘려보낼 수 있는 곳이 진짜 진로이고 영웅을 되어가는 과정일 것이다.
이처럼 의외성은 자기 범위를 넘어서는 참견에 가깝다. 자기 이득과는 전혀 거리가 멀기에 누구도 하지 않으려 한다.
동시에 의외성은 순수한 아이와 같은 마음이기에, 억누르기 어려운 튀어나오는 엄청난 에너지와 같다. 의외성을 삭제하고 어른이 되기로 한 사람들은 다른사람들과 전혀 차이가 없는 '평범'이 되어버리고 전혀 감동적이지 않은 일상을 보낸다.
의외성을 가진 사람에게만 드라마가 생기고 이야기와 사연들이 쌓인다.
의외성을 가진 사람만이 같이 있고 싶다. 사람은 감동하고 싶고 변화하고 싶으며 또한 자기자신도 힘을 다시한번 가지고 싶기 때문이다.
의외성은 오지랖이다.
오지랖이 넓다는 말이 있다.
보통 남에 일에 쓸데없이 간섭을 하는 행위를 비꼴 때 하는 말이다.
부정적인 단어이지만, 의외성은 앞서 본 많은 주인공들처럼 오지랖에서 시작한다.
자기 범위를 넘어서야만 의외성, 감동을 가질 수 있다.
좋은 오지랖은 주인공들처럼 신념에서 비롯된 절대 바뀌지 않는 마음일 것이고,
나쁜 오지랖은 오만함과 지배욕에서 비롯된 마음일 것이다.
악당들은 구멍 하나만을 뚫으면 될 뿐이지만 히어로는 단 한명도 빠짐 없이 모든 사람의 목숨을 지켜야만 한다.
이런 불합리적인 상황 속에서 만화 나의히어로아카데미아에선 이렇게 말한다.
" 그래 많아. 히어로는 지켜야 할게 많아. 그래서 지지 않는거야. "
올마이트 : ' 나의 오리진 ( orgin : 기원 ). 모두 웃으며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선 상징이 필요해요. 평화의 상징. 이 나라에서 범죄가 줄지 않는 것은 국민에게 정신적인 지주가 없어서 의지할 기둥이 없어서죠. 그러니까 제가 그 기둥이 될래요.
스승 : " 그래서 히어로가 되고 싶은거야? 무개성인데도? "
개인은 한없이 작아진다. 그리고 시선을 더 높고 광활한 곳으로 옮긴다.
다른 모든 사람이 포함된 나. 세상 모든 사람이 '나' 라는 것을 깨닫고 거대한 나를 위해 모든 것에 오지랖을 넓히고 신경쓴다.
거대한 나에게 도움을 준 만큼, 거대한 세상은 곧 내 힘으로 치환된다.
자기를 뛰어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고 자칫 다른사람에게 오지랖이 넓다고 욕을 먹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해야할 일은 남의 영역을 침범하는 오지랖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을 크고 넓게 덮어 주는 오지랖이다.
진정한 영웅이 되기 위해선 용기가 필요하다. 그것은 이미 알고 있는 범위가 아니라 전혀 모르는 범위에 대한 참견과 모험이다.
두려운 모험, 한명도 놓치지 않는 참견, 지켜야할게 많은 상황에서만 성장할 수 있다. 자기자신보다 커질 수 있다.
의외성과 오지랖은 필연히 고통과 트러블을 야기시킨다. 그렇기에 성장하고 세상을 이해하고 강해진다.
자기자신도 이유를 모르고 죽음을 경험한 것은 무엇인가?
참견하고 오지랖을 부리다 사건이나 이야기가 생겼던 기억은 무엇인가?
뭔가 당연히 해야한다고 생각하게되는 강박은 무엇인가?
안정적이고 편안한 상태를 스스로 벗어나 불안전하고 가슴이 뛰는 사건을 맞이한 적이 있는가?
내가 아닌 다른사람을 위해 행동하게 된 것이 있는가?
의외성을 찾아 나를 인정한 사람만이 최고의 히어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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