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한치도 틀리지 않고 정확하게 두려워한 바로 그것을 내 손바닥을 강제로 펼친 뒤 부드럽게 쥐어준다.
정말 공포스러운 세상이다. 생명이란 정말로 사악하고 두려운 존재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바로 그것을 준다.
무언가를 두려워하면, 그 두려움은 나를 강간한다.
세상은 정말로 야하고 변태적이고 잔인하다.
내가 만약 세상을 지배하는 독재자라면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심어줘서 알아서 가장 공포스러운 상황을 만들어줄것이다.
완벽한 개인 맞춤형 1:1 서비스로 최대의 효과를 줄 수 있다.
어쩌면 이 생명의 원리는 누군가가 만들어낸 것이 아닌 본래 그렇게 생겨먹은 것일지 모른다.
야하고 변태적인 이것을 역으로 이용할 때 마치 아이를 낳는 것처럼 무언가를 창조할 수 있을지 모른다.
이제 무언가를 두려워하지말자. 모든 손해를 받아들이자.
모든 것을 받아들이자. 어떤 미치고 엿같은 상황도 즐기자.
두려움이 없다는 건 곧 원하는 것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의식적인 원함'은 결국 그것이 없는 결핍을 만들어낼 뿐이다.
두려움도 없고 원하는 것도 없을 때.
내 안에 있는 본연의 욕망.
'원한다' 라고 말하기도 전에, 마음먹기도 전에.
뇌가 생각하기도 전에 온 몸의 시냅스 하나하나가 이미 공유하고 있는 자극.
엄청난 속도로 이미 몸 속으로, 마음 속으로 납득해져있는 당연함, 자명함이 있는 그것.
이미 완성되어있는 완벽함을 다시한번 기억해낼 수 있을 때.
이미 내가 원하는 것을 가졌다는 것을 기억해낼 수 있을 때.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그것이 드러날 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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