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이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듯
나는 인생을 살아가며 무언가에 이끌려왔고 무언가를 더 선호하기도하고 더 싫어하기도 한다.
더 잘하기도하며 심각하게 못하기도 한다.
인생에 '나'라는 존재는 없다.
그냥 있을 뿐이다.
그냥 있기에, 거기 있기에 파생되었고 발현되었고 작동하였다.
나의 본성 있는그대로 세상에 반응했을 뿐이다.
'너의 잘못이 아니야' 라는 영화의 한 대사는 진실이다.
모든 것이 영향을 주고받으며 모든 것에게 조금씩 책임이 부가되어있다.
그저 변하지않는 그 무언가가 세상에 알맞게 반응했을 뿐이기 때문이다.
실수나 후회, 잘못.
잘함, 잘남.
어떤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한명의 관람자라 할 수 있다.
내가 무언가를 해야하는 의무가 있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그저 나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야 했던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정말 아무것도 없다.
무언가를 잘할 수도 없고 무언가를 잘 못할 수도 없다.
모든 것을 내맡기고 편안히 있는다.
그 힘겨운 힘겨루기를 그만두고 가만히 있는다.
고요히 있는다.
그러면 무언가가 조용하고 은밀히 모습을 드러낸다.
이미 정해지고 변하지않는 그것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다.
조이스틱을 그 게이머에게 넘겨준다.
모든 것이 저절로 움직인다. 알아서 돌아간다.
지금까지 저항했던 그의 미세하고 디테일한 모든 명령에 충실히 따랐을 때 세상을 얻을 수 있다.
절대로 흘러가는 나를 부정하지 않는다. 절대로 나를 싫어하지 않는다.
오히려 흘러가는 나를 존경하고 재밌고 신나게 바라본다.
모든 것을 내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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