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권 따위 주어지지 않은 곳이 분명한 나의 진로다.
나는 내몸을 내가 선택하지 않았는데 나이다.
내가 선택하지 않았는데도, 나는 나를 행복하게 하기 위해 진로를 찾고 공부를 한다.
조금 이상하지 않은가?
내가 선택하지도 않았는데 나라는 것은 하나밖에 없기 떄문에 소중하다.
그렇다면 내 몸뚱아리에 내가 안착한것처럼
나의 진짜 진로 또한 내 선택 따위로 쇼핑하듯이 고를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선택지가 있다는 것에서부터 이미 나의 진로가 아니라는 완벽한 증거다.
너무나도 당연하게 필수적인 것, 답이 정해져있는 것만이 나의 진로다.
그것의 크기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키가 크던 작던 사람으로써 살아갈 수 있듯이 진로 또한 남들에게 인기가 많던 적던
혹은 내 인생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던 짧게 보냈던 아무런 상관이 없다.
공부한 시간, 보낸 시간, 연관성, 재능과 같은 변수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다.
그저 나에게 '필수적'인가?
그러니까 그거 없으면 안되는 것인가?
여기에서 필수적이라는 마음은 마트에서 치킨을 보고 그거없으면 안될 것 같은 마음이 아니라,
정말 테크니컬하게 그것이 없으면 기능하지 않는가에 대한 이야기다.
그렇다고해서 물이 없으면 나는 죽는 인간이기 때문에 필수적인 물을 진로로 선택한다는 건 말이 안된다.
왜냐면 그것은 사회적인 것을 배제한 개인단위의 생각이기 때문이다. 내가 물을 굳이 선택하지 않아도 수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제공하고 팔고있다면 나의 진로는 그게 되어서는 안된다.
나에게 '결핍'된 무언가가 있다고 해도 나에게 필수적인 것이 그 결핍을 채우는 것은 아니다.
개인적인 측면이라면 분명히 그것이 정답이곘지만 사회적인 측면에서는 아무런 쓸모도 없기 때문이다.
모순적이라고 들릴 수 있지만 그것이야말로 현실이다. 나에게 지금 당장 소유권이 없다고해도 내가 필요한 것을 마트에서 팔고, 약국에서 팔면 나는 이미 가진것이나 다름이 없다. 그런데 그것을 일부러 개발하거나 결핍이 있기때문에 열등감을 느끼고 있다는 생각을 해 내 창고를 키워서 모두 직접 구매해서 쟁여놓는 졸부들의 꼴이 될 뿐이다.
사회적인 것도 완전한 현실로 바라봐야한다.
내 결핍에 대한 해결책이 이미 있고 그것을 해결한 사람이 어딘가에 있거나 그것을 해결할 제품이나 서비스가 있다면(적들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마트에 진열이 된 수준) 나의 정답은 그것이 될 수 없다.
그것이 나에게 아무리 소중하고 고귀해보여도 그것이 다른 누군가와 같다면 남는 부품에 불과하다.
빈도수나 양과 질 이 문제가 아니라,
오직 그것이 희귀한가? 고유한가? 의 문제이다.
나에게 있는 많은 기회와 재능, 경험, 관심사 들 중에서 그것의 희귀도를 따져야한다.
선택할 수 없는 가장 먼저 선행하는 개념이어야만 한다.
'남들과 다름' 그것 하나의 특성이 있는것 만으로도 나는 그것을 선택해야하는 의무가 있는 것이다.
그래야 생명의 다양성을 유지하는 것에 기여하기 때문에, 돈이나 기쁨은 알아서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필수적인가? 라는 질문은 내 개인적인 단위에서의 결핍의 질문이 아니라
사회와 나의 차집합, 공통된 부분을 뺀 고유한 만큼을 말하는 것이다.
그게 나라는 존재를 유지하는 고유함이기에 필수적인 것이다. 내가 지금 치킨이 먹고싶다고해서 치킨이 필수적인게 아니다.
선택을 위해 뇌가 굴러가는 순간 끝이다.
프랑스에 갈지 러시아에 갈지 고민하는 순간 끝이다.
대학교를 입학해야하는데 터키어 자격증이 자격요건으로 필요하다면
당신의 진로는 터키어다.
선택하고자 뇌를 굴리는 것의 결과를 알아차려보면 '사람이 없는 선택' 인 것을 알 수 있다.
주변의 인물이나 어떤 사람들과 같이 하는 것이 완전히 배제되어서 의도적이고 산업적이고 내가 직접 어딘가로 가서 완전히 시작부터 구걸해야하는 상황이 펼쳐진다.
프랑스와 아무런 관계가 없어도 프랑스어 학원에 등록할 수 잇는 것처럼 허니팟같은 함정은 모든 곳에 열려있다.
하지만 사연과 이야기, 가장중요한 주변인물과 같이하게되는 것이 사실 선택권이 주어지지 않는 곳이다.
희귀하면서 아주 작은 기간동안 벌어지는 그런 곳이 직관적인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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