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타니 쇼헤이의 10K 3홈런 경기는 정말 말도 안되는 레전드 게임이었다.
해설위원이 감탄과 함께 "한 사람의 몸에 두명의 레전드가 들어있다" 고 표현한 것이 매우 인상깊다.
누구나 잘하는 선수라면 10K를 할 수 있고, 누구나 3홈런을 칠 수 있지만 그것을 동시에 한경기에 하는 사람은 세상에 단 한명밖에 없다.
자기가 방어하고 자기가 공격하는 순환 시스템.
스스로가 스스로를 돕는 시스템.
피스톤 엔진이 폭발하고 또 그 폭발로 인해서 다시한번 회전하여 또 폭발하는 무한 연쇄 시스템.
바로 자기 조직화 시스템이다. ( Self - Organization )

시동을 걸 때만 큰 힘이 들어갈 뿐, 그 이후에는 알아서 자기혼자 회전하며 알아서 돌아가기에 힘이 들지 않는다.
알파제로처럼 자기대국을 통해 스스로 진화하는 형태의 알고리즘을 보인다.
외부에서 비판하지 않더라도 스스로 두개의 자아가 서로를 비판하고
외부에서 칭찬하지 않더라도 스스로 두개의 자아가 서로를 칭찬하며
완전히 셀프 드리븐으로 멈춤없이 앞으로 나아가게 된다.
그게 바로 무언가가 창조되는 생명인 것 같다.
기계도 그런 엔진을 갖췄다면, 생명이나 다름없다.
무한하게 회전하며 증가하는 나선은하의 형태를 띈다.
보통 창조나 창의력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융합'에 대해서 많이 이야기한다.
이것저것 두개를 이어붙이기만하면 새로운 것이 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남자와 남자를 이어붙이는 건 새로운 생명을 창조하지 못하며
남자와 여자를 강제로 이어붙인다고해도 나이가 안맞을 수도 있으며
성격이 안맞아서 금방 헤어질 수도 있고, 아이가 태어난다고 하더라도 잘못된 인간으로 커버릴지도 모른다.
또 어떤 의미에서는 게이 두명이 결혼을 해서 아이를 입양 하여 좋은 사람으로 잘 키운다면 그것또한 다른 의미에서 창조가 될 수 있다.
무조건 이어붙이고 섞고 교잡한다고해서 무언가 큰 것이 일어나지 않는다.
어떨땐 전혀 다른것을 이어붙여도 안되고, 어떨 떈 똑같은거 두개를 용접하기만해도 엄청난 창조가 되기도 한다.
알 수 없는 것이다.
같은 의미에서 협업이라던지, 혹은 다양성을 강조하는 것도 틀렸다.
여러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자라고 다양한 의견을 가지고 다양한 인종들이 있다고해서 창조력에 다가갈 수 없다.
자기조직화는 얼핏들으면 창조와 거리가 매우 멀어보인다.
남자와 여자가 있어야 생명이 창조되는 건데, 자기 혼자 뭘 할 수 있지?
자위를 한다고해서 생명이 창조되는건가?
물론 물리적으로는 그렇지 않다.
하지만 오타니 쇼헤이 같은 선수가 엄청난 야구실력을 세상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은 창조가 아닌가?
무조건 여자와 결혼해서 단란한 가정을 만들어서 아이를 실제로 만들어야만 창조인가?
아이돌들이 일부러 연애를 하지 않고 수많은 팬들과 마치 가상적인 연애를 하는듯한 관계를 만들어 좋은 작용을 만들어 내는 것 또한
더 큰 의미에서의 창조라고 볼 수 있다.
더 올바른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아기를 낳는 활동은 가장 비창의적인 일이 될 수 있다.
결혼 상대에게 올인하는 일은 가장 비창의적인 일이다.
기본적으로 너무나도 쉬운 일이기도하며,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끼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외부의 단 한명에게만 에너지를 쏟아 붓는 것보다, 수많은 사람에게 에너지를 나누어줄 수 있는 것이 훨씬 많은 것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렇기에 너무나도 역설적으로
자기자신에게 올인하는 것은 마치 윷놀이에서 백도를 해서 골인하는 것처럼
수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주는 가장 창조적인 일로 변모한다.

디아블로에서 소서리스의 이 스킬처럼, 그저 "고속자기회전"을 하면서 잔여물이 바깥으로 튕겨져 나가면서 도달하게 되는 방식이다.
무언가를 얻기위해, 어딘가에 도달하기위해 목표를 정하고 막 달려나가는게 아니라,
그저 지금 내 자리에서 고속자기회전을 함으로써 모든 곳에 도달하는 개념이다.
끌어당기기위해 노력하는게 아니라
너무나도 힘이 쌔서, 너무나도 회전력이 쌔서 튕겨져나가도록 할 뿐이다.
모든 것에 열려있는게 아니라, 모든 것에 닫혀있음으로써 만들어지는 것이 진짜 창조다.
오타니 쇼헤이는 야구를 시작했을 때부터 투수와 타자를 동시에 했다고 한다.
리틀야구나 고교야구에서도 그런 것이 일반적이다.
실제로 야구의 초창기 베이브루스 같은 선수들은 투수와 타자를 동시에 하는 것이 어느정도 당연했을 것이다.
선수도 적었을 것이고, 야생적인 곳이기에 할 수 있는 건 다 하는게 맞았을 것이다.
다시말해 오타니 쇼헤이는 인위적으로 "투수 + 타자"를 하겠다,
두가지의 융합을 해서 창조적인 선수가 되겠다 따위의 다짐을 한 것이 전혀 아니다.
원래부터 그런 것을, 그냥 그대로 유지한 것 뿐이다.
그냥 가만히 있었다.
처음부터 가만히 있었다.
미래로 가는 기발한 것들의 새로운 교잡 융합이 아니라
과거에 있는 그대로의 것을 그대로 놔두는 것이다.
두가지 이상을 인위적으로 이어붙인다는건 개잡종을 만들어낼 뿐이다.
그저 이미 기적으로 이루어진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진짜 창조다.
모든 것은, 반드시 초창기에 두가지의 양극단을 모두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그것을 가만히 놔두기만하면 된다.
가만히 놔두면 갑자기 반대편의 것을 끌어당기게 되고 끌리게 되는 개념이 절대 아니다.
남자를 가만히 놔두면 개발정난것처럼 여자에게만 전속력으로 돌진하는 개념이 되지 않는다.
모든 창조물은, 그 안에 이미 두가지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가장 원초적이고 야생적인 곳에선 남자의 역할, 여자의 역할 따위가 구별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조작하지 않았을 때
장단점이라는 세상의 멍청한 시선으로 구별하지 않았을 때
매우 자연스럽게 그 두가지의 양 극단이 수면위로 천천히 떠오르는 것이다.
어떤 것이 시작되었고, 창조되었다면.
그것을 그냥 가만히 놔두는 것이 필요하다.
죽을 것은 죽어버리고, 살 것은 알아서 살아난다.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모든 진실이 시간이라는 개념에 의해 드러난다.
그렇기에 창조는 융합이 아니라, "기다림"이다.

인간이 모든 동물 중 가장 오래 아이를 품는 이유는 단순히 생물학 문제가 아니라 자기조직화와 기다림의 구조가 인간 존재 속에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가만히 놔두는 기간을 오래두면서, 오히려 가장 큰 힘을 만들어낸다.
아이에게 뭔가 대단한 사람이 되라고 기대하는게 아니라
뭘하든 상관없다는 마음을 가질 때
아이의 안에 이미 존재하던 위대함이 세상에 드러나게 된다.
융기와 침강이 수생 동물을 육지로, 육상 동물을 물속으로 밀어넣었을 때,
새로운 적응력을 만들어 자기 종족을 멸종에서 구해내는 전대미문의 일을 수행해낸 건 그런 개체들이었어.
운명을 받아들일 자세가 되어 있는 개체들.
그들이 이전에 자신의 종족 가운데서 유달리 더 보존적인 성향을 지녀서 현 상태를 유지하려는 편이었는지, 아니면 기이한 별종이며 혁명적이었는지를 우리가 알 수는 없겠지.
그렇지만 그들이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진화의 과정에서 자신의 종족을 구할 수 있었던 건 확실해. - 소설 데미안
현상태를 유달리 더 보존적으로 유지하려고 하는 기이한 별종의 개체들이 바로 인간이고 창조력의 원천이다.
데미안은 종종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세계를 파괴해야만 한다' 라는 구절로만 유명한데,
그 의미와는 정말로 완전히 정반대다.
그 알에 들어가 있는 것.
순수함을 유지하고 기다리는 것.
그것이야말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낸다.
그 알이 없다면 생명이 탄생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결정하는 것.
그저 생명이 알아서 잉태되어 튕겨져 나올때까지 기다리는 것.
무의식적으로 격발되도록 조준만 하고 있는 것.
뭔가가 시작되었으면, 완전히 그대로 놔둬버리는 것. ( 보호는 하면서 )
자기자신을 선택하는 것.
그 섹시함을 얼마나 유지하는가가 실력을 결정하는 것 아닐까.
우리 몸에는 이미 두가지의 레전드가 들어있다.
나와 다른사람이 모두 내안에 들어있다.
나이기도하며, 타인이기도하다.
알아서 비판할것을 비판하고, 칭찬할 것을 칭찬하게 된다.
그렇기에 그것을 가만히 놔두기만 하면 된다.
그것이 드러나도록 가만히 있어야한다.
그렇다면 기다림이란 대체 무엇일까.
정말 그냥 가만히 있으면 된다는걸까?
자기조직화란 정확히 뭘 말하는걸까?
미국 여자 농구선수 케이틀린 클락은 아이오와에 태어났기 때문에, 아이오와 대학 농구팀을 들어갔다.
그게 바로 기다림이자, 자기조직화이다.
어찌보면 엄청나게 당연한 것처럼 보이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아이오와 대학 농구팀은 별볼일 없는 실력을 가지고 있었고 다른 곳에서 많은 오퍼가 들어왔었기 때문이다.
인터뷰를 할 때 케이틀린은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아이오와에 있고 싶었다' 라고 말했다.
본인 뿐만 아니라, 더 넓게 보면 가까운 가족도 자기고, 지역주민들도 자기다.
그러한 자기들을 천천히, 천천히, 내부에서 조직적으로 모두 대리고 가는 느낌이다.
앞으로 달려들지 않는다.
천천히 알 속에서 생명이 부화한다.
나를 지키고, 나를 대접한다.
내가 존중받고 사랑받을 수 있는 영역에 머무른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갇혀있는 작은곳은 편하고 안락하기만 한곳이 아니다.
답답하기도 하고 충돌과 마찰이 많이 일어나는 곳이다.
하지만 그 그 충돌과 마찰로인해 스티브잡스가 일화로 말했던 것처럼 아름다운 구형의 바위가 될 수 있다.
우리가 [매킨토시]를 시작했을 때도 훌륭한 아이디어가 아주 많았다. 하지만 내가 항상 느껴온 것은, 자신이 진정 믿는 일을 하는 팀은 이와 같다는 거다. 내가 어렸을 때, 우리 집 근처에 홀로 사는 노인이 한 명 있었다. 그 사람은 80대였고 겉보기에는 조금 무서운 인상이었다. 그래도 나는 그와 조금 친해졌는데, 아마 그 사람이 내게 잔디 깎는 일을 시키며 돈을 주었기 때문일 거다.
어느 날 그가 내게 말했다. “내 차고로 좀 와보렴. 보여줄 게 있어.” 그는 먼지가 잔뜩 쌓인 오래된 암석 연마기를 꺼냈다. 모터 하나와 커피 통, 그리고 둘을 연결하는 고무 밴드가 달린 장치였다. 그는 말없이 “같이 가보자”고 했다. 우리는 뒤뜰로 나가 평범하고 못생긴 돌들을 몇 개 주워 왔다. 그리고 그 돌들을 통 안에 넣고 약간의 물과 연마용 입자를 조금 넣은 뒤 뚜껑을 닫았다. 그는 모터를 켜더니 말했다. “내일 다시 오렴.”
그 통은 돌들이 굴러가면서 꽤 시끄러운 소음을 내고 있었다.
처음 넣었던 그 평범한 돌들 그대로였지만, 서로 이렇게 (손뼉을 치며) 계속 부딪히고, 약간의 마찰을 만들고, 소음을 내면서 서로 부딪힌 결과 그렇게 아름답게 다듬어진 돌이 된 것이다.
이것은 내 머릿속에 항상 남아 있는, 무언가에 열정을 가진 팀이 정말 열심히 함께 일할 때의 은유이다. 재능 있는 사람들이 모인 팀 안에서 서로 부딪히고, 때로는 논쟁도 하고 싸움도 하며 소음을 내지만, 함께 일하면서 서로를 다듬고 아이디어를 다듬는다. 그리고 그 결과 정말 아름다운 돌들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 스티브 잡스
통은 충분히 작아야한다.
그래야 계속해서 부딪히며 마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너무 넓다면, 자기를 가다듬는 빈도수가 너무나도 적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로 넘어가는 시간의 순서는 절대로 막을 수 없다.
하지만 그렇게 앞으로 가면서, 최대한 작은 영역을 보존하기위해 노력하는 것이 바로 자기 조직화의 선택이다.
오타니 쇼헤이는 2012년 고교 졸업 당시 “메이저리그 직행”을 선언했고 LA 다저스, 텍사스, 보스턴, 뉴욕 양키스 등 MLB 구단들이 오퍼를 보냈다.
그러나 니혼햄 파이터스가 'MLB에 갈 수 있도록 육성하겠다'는 특별 플랜을 제시하면서 오타니를 설득하여 일본리그에 무려 5년동안 먼저 뛰는 선택을 한 것이다.
니혼햄 파이터스는 오타니가 투수와 타자를 모두 하는 것을 지원하는 약속을 하고 좋은 대우를 해주었을 것이다.
그게 바로 보존이다.
좀 더 낮은 레벨에서는 많은 것을 품어준다.
이상한 일을 한다고하더라도 이해해주고 받아들여준다.
그로인해 새로운 창조력이 보존되고 이어지고 숙성된다.
김연경 선수도 바로 유럽리그에 갈수도 있었지만, '주전자리가 확보된' 가까운 일본리그인 JT마블러스팀에 입단했다.
보존을 위해선, 꼴지팀인것이 오히려 좋다. 주전자리가 확보되고 게임을 많이 할 수 있는
즉 돌이 마찰로인해 깎여나가는 빈도수를 엄청나게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진짜 바짓가랑이잡고 어떻게 해서라도 자기자신의 에고를 잡아 끌어내려야한다.
알 속에 있도록 해야한다.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미친듯이 막아야한다.
온몸으로 막아서며, 내가 나를 대우해줄 수 있는 곳에 가야한다.
막을수없는 세월의 힘은 놔두지만, 그것 이외에는 어떻게든 나를 선택해야한다.
내 근처를 선택해야한다.
내 근처를 모두 정복하고 앞으로 나아가야한다.
그 결과로 '한사람의 몸에 두명의 레전드가 있다' 라는 것을 달성할 수 있는거 아닐까?
나 뿐만 아니라 내 근처의 다른사람과 함께 가고있다.
그래서 필연히 천천히 가고있다.
물리적인 세월의 힘을 제외한다면, '정지'해있다고도 말할 수 있다.
천천히 해왔기 때문에 나말고 다른 사람이 쫓아올 수 있었던 거다.
기다려줬기에 친구들이 나를 향해 올 수 있었던 것이다.
그로인해 진짜 큰 내가 드러난다.
내 몸뚱아리와, 내 몸뚱아리를 유지시켜주는 사람들.
결국 기다림의 진짜 의미는, '이어나감'이라고 볼 수 있다.
보존을 위해 그것을 이어나간다는 의미가 진짜 의미다.
기다린다는 것은 그것을 표현할 뿐이지 정말 가만히 있는 것은 아니다.
가만히 있어보이지만, 치열하게 앞으로 조금씩 나아가는 느낌이다.
천천히 가니까 이어나갈 수 있다.
많은 사람과 많은 변수를 데리고 이동하기 때문에
필연히 느리다.
마치 언덕을 올라갈때
많은 짐을 지고있을 때
당연히 느릴수밖에 없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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