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나게 고상한척 어려운척 하는 질문인 것 같지만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쉽다.

 

애초에 나라는 사람이 있는데 내가 누구인지 궁금하다는 점에서,

지금 생각하는 나라는 사람은 내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한다.

 

나랑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 똑같은 행동을 하는 다른 개체들이 많으니까 햇갈리는 것이다.

어 나도 하는데 쟤도하네? 그럼 난 누구지?

 

내몸뚱아리에 나와 타인이 뭉쳐져서 서로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기존의 나에서 모든 타인을 빼면 그게 진짜 나다.

나는 나지.

나는 이거지.

라고 금방 생각할 수 있을 수 밖에 없다.

다른 곳에 없고, 정확하게 구별되는 개념이 되기 때문이다.

저작권 분쟁에서 목숨걸고 이길 정도로 완벽하게 내가 체험한 것 내가 생각한 것 나로부터 비롯된 것이어야한다.

완전히 오리지널하고 순수하다못해 투명해야한다. 

 

내안에 수많은 타인들이 들어가있는 귀신들린 삶을 살면서 내 몸을 내가 움직이지 못하는 방치형 게임을 하는 삶에서 벗어나자.

나 스스로 존재하며 1인칭 핵앤슬래쉬 게임을 조작하는 재미를 느껴야한다.

 

 


 

아니다. 내가 누구인지는 그래도 그렇게 까지 쉽게 판별하기 힘들다.

딱 한단계 더 트릭이 필요하다.

 

또 하나의 가설도 생각해보자.

내안에서 '나'를 모두 제외한 것이 진짜 나일 수 있다.

이전 단계에서는 내안에서 '타인'을 모두 제외했는데 이번엔 '나'만 제외해보자.

그러니까 오직 내 안에 타인만을 남겨두고, 개인적이고 이기적인 부분은 모두 제거해버릴 때.

 

말 하기에 따라 참 다르다.

내 맘대로 행동하려고 하는 충동적인 나는 사실 타인이 주입한 나쁜 타인일 수 있고

혹은 정말 나 혼자서 멍청하게 결정한 독단적인 나일 수 있다.

 

어쩄던 내 안에서 빼버려야하는 것이 있다는 것이다.

그게 타인인지, 나인지. 구별할필요는 없다.

부정적인 것을 모두 빼버리는 것이다.

 

 

나는 이거지, 나는 나지 라는 생각과 타인이 굳이 구별될 필요는 없다.

만약 '만화 원피스를 좋아하는 나'라는 것이 정말로 진심이면 당연히 그건 '나'다.

그런데 원피스는 다른 사람들도 매우 많이 좋아한다.

그러면 '만화 원피스를 좋아하는 나'는 내가 아닌가?

또 그렇지도 않다.

오히려 타인들도 원피스를 좋아한다는 점에서 그것이 정말 나라는 것을 확증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진짜 나라는 존재는

정말 나이면서, 정말 타인들과 함께하는 영역이라는 말이다.

 

이것이 정말 나인가?

이것이 정말 내가 가야할 길인가?

라는 질문을 할 때

 

1 응 이건 정말 나로부터 비롯되고 나로부터 나왔어. 

2 그렇다면 다른사람들도 엄청나게 많아야돼.

라는 2가지 조건으로 정확하게 체크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게 정말 나인데, 주변에 사람이 아무도없네..? 아무도 나랑 같은 것을 좋아하지않네?

그럼 틀렸다.

 

이게 정말 나인지 잘 모르겠는데 주변에 사람이 정말 많네?

그럼 한가지 조건은 클리어했으므로 정말 나로부터 비롯되었는지만 체크하면 된다.

 

정리해보면

1. 타인을 모두 뺀 나.

2. 그런데 결과적으로 모든 타인을 만나게되는 나.

라는 것이다.

살짝 햇갈리지만, 그렇다고 생각하지 못할만한 개념도 아니다.

 

아주 좁은 통로로 들어가서 문을 열었는데, 나와보니 엄청나게 광활한 평야가 펼쳐져있는 것이라고 보면된다.

올바르게 진로를 변경한 사람들은 이런 광경을 마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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