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생전략 ] 사소함에 대한 찬양 ( feat. 장송의 프리렌 )

 
 

 
애니메이션 '장송의 프리렌'은 처음부터 끝날 때까지 오직 단하나의 가치에 대해서 찬양하고 있다.
사소함이다.
 
주인공 프리렌은 주변에 꽃을 만드는 사소한 마법을 가장 좋아하는 마법이라고 말한다.
그 사소한 꽃을 만드는 마법으로 인해 연결된 용사 힘멜과 마법사 프리렌이 누구도 이기지 못했던 마왕을 처치했다는 이야기다.
그저 운이 좋았다고 평가절하 할 수도 있겠지만 
내 힘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이루어낸 것이긴 하지만
그 사소함은 결과적으로 마왕을 이길정도의 힘을 가졌다고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애니메이션에서는 계속해서 그 사소함이 그 어떤 것보다도 높은 정점의 힘이라고 말하며 찬양하고 있다.
실제로 나 하나의 힘보다 여러 사람과 함께 하는 힘이 더 강하고
실력보다 운이 좋은 사람이 더 강한 세상이기 때문이다.
나를 줄이고, 생각을 줄일 수록 더더욱 강해지는 것이다.
 
 

기껏해야 마을을 습격한 마물을 처치했다거나,
아니면 행상인을 호위했다거나,
심하면 그냥 짐을 날라줬다는 얘기까지 있었어. 
전혀 대단할게 없군.
하찮은 이야기야. 그렇게 생각했어.

하지만 마을의 늙은이들은 진심으로 기쁜듯이 입을모아 그런 이야기를 하는거야.
힘멜이 죽고 힘든 삶을 겪어보니 잘 알게 되었지.
확실히 천경의 탑도 베젤의 황옥룡도 심지어 마왕조차도,
우리 마을과 전혀 상관이 없는거야.

모두 하루하루 생활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벅차지.
용사 힘멜이 우리 마을에 와서 하찮은 일을 도와주지 않았다면 세상이 평화로워졌다고해도 우리 마을은 없어지고 말았을거야.
날 여기까지 데려다준건 용사 힘멜의 하찮은 모험담이라고. - 프리렌 28화

 
 
늙어서 죽은 힘멜과 더 가까운 관계가 되지 못했던 것을 후회하며 시작하는 모험담.
사소한 오늘, 사소한 관계를 붙잡지 못했기에 벌어진 일을 해소하기 위해 부르는 장송곡.
그 죽은 자에 대한 장송이 결국 사소함에 대한 찬송이자 찬양이 되어가는 것은 정말 아이러니한 일이다.
 
가장 가치있는 것, 가장 올바른 것.
사소함의 가치를 아는 소중한 사람을 허무하게 잃어버린다면

 
후회는 온다.
이 사소함에 대한 가치판단의 게임에서 지면 후회는 분명히 온다.
틀린 건 틀린 것이고, 낭비한 것은 낭비한 것이다. 
사람이 죽는 것은, '오히려 좋아' 라고 절대 말할 수 없는 영역이다.
끝은 끝이기 때문이다.
 
 

프리렌: 옷이 깨끗해졌네. 그리고 뭔가 꽃향기 같은 것도 나. 이건 설마..

페른 : 옷의 더러움을 말끔히 없애는 마법이에요. 이제 빨래가 편해질거에요.

프리렌 : .. 그건 신화 시대에 존재했다고 전해오는 전설급 마법이야.
훌륭해 페른. 과연 내 제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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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의 가사가 모든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서 적어놓고 싶다.
 

평범하지만 특별하게.
봐봐 이 눈이 아니었다면 보이지 않았을 것이 왜 그런지 넘쳐 흘러.
그러니까 다시 태어난다고 해도 또 나는 이곳을 선택하겠지.
그러니까 너와 다시 만날 수 있다면 
이제 떠나보내지 않고 지금을 선택할거야.
I'm whispering our lullaby for you to come back home.

- 엔딩곡 [Anytime Anywhere] 마지막 부분.
사소함의 가치를 아는 편안한 집으로 돌아오기를.

 
 

 

 

 

 

 

영화 역린에도 나왔던 중용 23장의 구절을 다시 읽어보니 해상도 높게 이해되는 느낌이다.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에 배어 나오고
겉으로 드러나면 이내 밝아지고
밝아지면 남을 감동시키고
남을 감동시키면 이내 변하게 되고
변하면 생육된다.

그러니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 중용 23장 [치곡정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