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은 술술 풀리지만 

어떤 일은 술을 마시고 싶을 정도로 턱턱 막힌다.

 

이전 글에서 아까움의 중요성에 대해 말했지만

모든 아까움이 올바른 길은 아니다.

아까움에도 종류가 있다.

 

헨델과 그레텔에 나오는 것처럼 감질나게 빵을 한조각씩 놔둬서 유인하는 것은 유괴범죄다.

범죄자는 절대 빵을 다 주지 않는다.

빵을 다주면 만족해서 더이상 끌어당겨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 작은 빵부스러기가 '아까워서' 그것을 쫓아가는 것은

오히려 삶의 태도 중 가장 멍청하고 가난한 태도다.

가난한 사람은 무언가를 잘 버리지 못한다.

아깝다는 이유에서이다.

 

부자들은 물건을 아끼는 것과 동시에 버리는 것도 시원시원하게 잘한다.

하지만 가난한 거지들은 쓸모없는 것은 아끼면서 소중한 것을 쉽게 흩뿌려버린다.

 

돈을 쓰는 것 또한 잘 써야한다.

나에게 가치가 있는 것을 구매할 때는 시원하게 쓸 줄 알아야한다.

거기서는 '돈을 아끼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아끼는 것' 으로 태도를 전환할 줄 알아야한다.

어떤 때는 분명히 돈보다도 물건이 가치가 있거나, 나 자신이 가치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까운 마음이 중요하다고해서 그 아까움을 전환시키지 못하고 오직 한가지에만 적용하는 건 너무나도 허접하고 쉬운 일이다.

자기 자식만 중요하게 생각하고 아끼는 부모들도 마찬가지다.

어떤 특정한 때에는 분명히 자기 애보다 남의 애를 더 아껴야할 때가 있기 마련이다.

혹은 자식보다 자기자신을 소중히 여겨야할 때도 있다.

 

 

정말 가치있는 것을 아끼는 태도가 필요하다.

본질적인 아까움은 이미 만족할 때 성립한다.

빵 부스러기, 술지게미 같은 찌꺼기들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것만 더하면, 하나만 더 있으면, 이 조건만 채워지면 뭔가가 시작될 수 있어!! 라는 느낌과

이미 시작되어있고 잘 진행되어가고 있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

실제로 둘다 아까워할 수 있다.

둘다 조금만 더하면 가치를 얻을 수 있는 느낌이 드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 효과의 차이는 극명하다.

 

전자는 마약사범의 태도지만

후자는 정말 올바른 삶의 태도다.

 

이미 만족스럽고, 이미 완성된 것.

작지만 하나의 테두리를 분명히 가지고 있고 종결되어있는 것.

거기서 '더 발전시켜볼까?' 라는 생각이 드는 것.

근본적으로 잘못되어있는 것을 고치고자하는 [문제]에서 출발하는게 아니라

이미 잘하고 있지만 그것을 더 잘할 수 있게 [가치]에서 시작하여 '리엔지니어링'하는 것.

오래된 것을 지속하는 것.

이미 가치를 발현하고 있는 것을 이어나가는 것.

 

소중한 것을 얻어내기 위해 가는것이 아니라

그냥 소중한 것을 이어나가는 것.

 

마치 계단처럼 평평한 단계가 있어서 계속해서 위로 올라갈 수 있다.

아직 덜 완성된 그것이 충분한 발판의 역할을 할정도로 최소한의 조건이 채워져야한다.

흐물흐물하고 손대기만하면 탁터져버릴것 같아서 마음이 위아래로 조마조마 부들부들한 것이 아니라,

작지만 분명히 단단하고 만족스러운 느낌을 가진 것이어야만한다.

단지 미래를 위해서 지금 축구를 한번도 해보지 못한 선수를 유망주로 영입하는게 아니라,

적어도 오른쪽 수비정도는 후보선수로 참가할 수 있는 선수를 유망주로 키워나갈 수 있다.

적어도 최소한의 기능을 가지고 있는 것.

징기스칸이 누구랑 거래를 하더라도 작게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세력을 만들어서 주종관계가 아닌 동맹관계를 선호한 것처럼.

아직 완성되지 않았는데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것.

 

그런것들을 추구해야만한다.

미완성에도 급이 있다.

쓰레기같은 것을 선택했을 땐 '이것만 있으면.. 이것만 하면!!' '다음에 이제 이것만 있으면돼!! 조금만 참자!!!' 와 같이 마약범죄자가 된다.

올바른 것을 선택했을땐 반드시 술술 풀리게 되어있다.

술술 풀리지 않는다면 곧바로 버릴 줄 알아야한다.

턱턱거리면 반드시 실패다.

중간과정이 허접하면, 반드시 그 결과도 허접하다.

 

정리해보면

살아있는 것을 아껴야지, 죽어있는 것을 아껴선 안된다는 말이다.

아직 조금이라도 기능하는 물건을 아껴야지, 이미 기능이 정지하거나 전혀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아껴선 안된다.

내가 주로 쓰는 샴푸가 있다고하더라도 샴푸선물을 받았다면 그것을 아끼기위해 내가 사용하는 것은 가능하다.

하지만 내가 주로쓰는 샴푸가 탈모샴푸이고 선물 받은 샴푸가 탈모샴푸가 아니라면,

그것은 나에게 기능하지 않는 것이므로

다른사람에게 주는 것으로 버려야만한다. 아껴선 안된다.

 

나라는 환경에서 살아있는 것들. 기능하고 작동하는 것들.

아직 살아있는 것들을 아끼다보면 술술 풀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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