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다정하고 무례한 엄마 / 가족 상담치료의 대가 이남옥 교수님의 인터뷰를 보고 떠오른 생각들>

 

올바른 엄마가 있을 때 어린 아이는 모든 것을 기본적으로 좋은 것을 본다.

비판적인 상황을 만나도 어머니의 훈육과 같이 사랑이 담긴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세상은 원래 좋은 것이라는 뇌의 구조를 가지고 시작한다.

마치 지도를 가지고 태어나는 느낌이다.

돌에 부딪히고 벽에 막히면 지도를 보고 돌아가면 그만이다.



하지만 반대로 이미 어린아이 때부터 그런 관념이 없는 사람이라면

뇌의 구조가 매우 갓난아기와 같은 상태가 그대로 이어진다.

이남옥 교수님이 말한 것처럼 마치 전혀 모르는 숲을 지나가야하는 것과 같다.

 

누군가 굴착기로 길을 뚫어놓지 않았기 때문에 너무나도 어렵고 험난하다.

하나하나 다 배워야하고 하나하나 신경쓰고 스스로 해야한다.

남들과 다르게 나만 그렇다고 생각하면 너무나도 억울하고 분노스럽다.

어린아이처럼 옆에서 큰소리가 들리면 그 소리가 뭔지도 모르고 두려움에 떨어야한다.

왜? 누가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에 몸으로 겪고 부딪혀봐야만 알 수 있다.

하나하나 공포스럽고 두려움 경험을 빠짐없이 겪으면서 살아야한다.

 

이것은 나쁘게 보면 억울한 일이지만 좋게 바라보면 모험이다.

정말 다행히도 엄마가 먼저 뚫어놓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모험하며 즐길 수 있는 판이 생겨난 것이다.

이왕 새로운 길을 가야하는거, 어짜피 무서워하며 어짜피 몸을 떨며 가야한다면,

남들이 이미 가고있던 길을 나는 뒤쳐지면서 똑같이 몸으로 뚫고 가는 억울한 일을 만들기보다

남들이 전혀 안가는 모험의 길을 가는 것이 옳다.

 

스스로 체득하기에 만들어진 길을 가는 것보다 좀 더 몸이 좋아지고 민첩성이 늘어날 수 있다.

물론 모험의 길은 조금만 잘못하면 사고가 나고 죽음에 이르는 길이다.

하지만 애초에 사랑받지 못하고 어린아이 때부터 구렁텅이로 들어가도록 만들어진 뇌의 구조이다.

죽음이 정당화된다.

애초에 그렇게 만들어진 뇌, 이렇게 생겨먹은 허접한 나.

죽으면 그만이다. 

나쁜 엄마 따위 있는 세상에 살 필요가 없다.

이정도는 생각해야 나쁜엄마가 정당화되고 합리화되고 마음이 납득한다.

어차피 하자 있는 나, 나를 괴롭히는 나와 세상 따위, 던져버릴 수 있는 생각도 할 수 있어야 하는거 아닌가?

그것도 일종의 자기사랑이 아닌가?

 

 

나쁜 엄마에게 태어났다면

모험을 위해 태어난 존재다.

 

미국으로 건너간 청교도들이 그런 것처럼, 핍박받는 사람은 모험을 위해 태어난 존재다.

더 대단한 것도 아니고, 더 못난 것도 아니다.

그저 남자 여자 처럼 장르가 다른 게임을 할 뿐이다.

잘하면 누구보다 큰 이득을 얻고, 못하면 죽는 게임.

그리고 누구보다도 죽음에 대한 리스크나 잃는 비용이 적은 사람이기에 모험을 할만하다는 것도 분명히 있다.

 

다행히도 나쁜 엄마, 무례한 엄마는 우리의 뇌의 구조를 마이너스적인 구조로 만들어서 절대적인 죽음으로 밀어넣은 것이 아니다.

그저 아무런 손도 대지 않은 것이다.

원래는 해야할 역할을 안했을 뿐이지, 더 악하게 만든 것은 아니다.

엄마란 그런 존재다. 딱히 해악을 입힐 공격력을 가지지는 못한다. 

신이 양심은 있어서 그정도는 챙겨준다.

 

 

손도 대지 않아서 갓난아기와같은 어른을 만드는 것 자체가 이미 살인이나 다름없기는 하지만

적어도 모험의 기회는 주어진다.

엄마가 싫은 사람은 그 싫은 엄마를 만든 시스템에서 빠져나와 모험을 하는 것을 필연하게 받아들여야만 하는 것이 아닐까.

그렇지 않고선 어떤 것도 납득되지 않는다.

 

 

뒤쫓아가다가 실패해 힘들게 살면 개같은 인생이 되는 것이고

뒤쫓아가다가 성공을 하더라도 남들보다 늦게 도착해있게 되어있는 미친 게임의 판이다.

누군가를 뒤쫓아가면서 서럽게 살 필요가 없는 게임의 판에서 태어났다는 것을 인지해야한다. 

 

내가 모험을 하다가 죽는다면 엄마와 세상을 향한 너무나도 찰지고 적절한 복수가 되는 것이고

내가 모험에 성공한다면 엄마와 세상을 향한 용서를 얻어낼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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