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글에서 가장 핵심적인 것엔 아이같은 것, 부모의 마음이라는 것을 알았다.

아이에게 역설적으로 부모의 마음이 담겨있는 것이고 

올바른 부모는 그 아이의 마음을 지켜낸 사람들이 내는 것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일상적인 것, 가족적인 것, 편안함을 만드는 것이 가장 핵심적이고 가장 가치있다.

 

하지만 그것은 너무나도 추상적으로만 들리고 그래서 무엇을 해야하는지 알기는 힘들다.

운동보다 식습관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면 식습관에 대한 스킬을 늘리고 에너지를 쏟으면 된다.

그럼 가족적인 것이 이세상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면, 가족과 있는 시간을 늘리기만 하면 되는 걸까?

그것도 물론 맞는 말이고 기본이 되어야하지만 그곳에 어떤 스킬이나 노력, 해야할 일 등이 정확히 지정되지 않았다.

'마치 세상에서 아이들이 가장 중요하다' 라는 명제 때문에 아이가 때쓰고 방만한 짓거리를 하는 것까지 그대로 두려고하는 것만 같다.

그렇게 되었을 땐 오히려 세상에서 가장 큰역효과를 당하게 되어있다.

 

아이들에게 있는 가장 중요한 것을 끄집어내는 일이 해야할 일이지

아이들이 있는 것만으로 세상 모든 것을 가진 것처럼 가만히 있어도 된다는건 기만적인 일이다. ( 젊은 부모들에게서 종종 보인다 )

교육 또한 부모의 책임이다. 즉 아이의 더러운 부분도 감당하며 성장시키는 것이 부모다.

 

그렇다면 아이적인 것, 부모적인 것, 가족적인 것이 무엇인지 명확히 알 필요가 있다.

단지 가족과 있는 시간을 늘리는 것만으로 힘이 쌔지지는 않는다. 절대로.

 

물질적이고 구체적인 것은 서양철학에서 보면 그만이다.

밀레투스 학파에선 4대의 원소를 본질적인 물질로 보았다.

물, 불, 공기, 흙

각각 하나씩만 우주의 본질이라고 주장하면 틀린 것이지만 4가지 모두다 있을 때 우주를 구성한다고 볼 수 있다.

피지컬 바디 - 흙

멘탈 바디 - 불

이모셔널 바디 - 물

스피리츄얼 바디 - 공기

 

흙,불은 남성을 상징하고 물과 공기는 여성을 상징한다.

만물이 물이라고 주장했던 최초의 철학자 탈레스와 영화 인터스텔라의 브랜드 박사는 가까웠지만 틀렸다. 영화에서 제대로 보여준다.

근원 중 일부이지만, 그리고 깊은 곳에 가장 가깝지만 결국 틀렸다.

너무 여성적이기만한 사고방식이다.

 

만물의 근원은 기본적으로 공기다. 

아낙시메네스가 주장한 것이 가장 최종적으로 옳다.

다만 그것이 고대라는 시간적 한계와 물질만을 따져봤을 때라는 것에서 틀렸을 뿐이지 정답이다.

공기는 가장 애매하지만, 그렇다고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니고 확실하게 존재한다.

( 왜자꾸 인터스텔라가 떠오르는지? 사랑은 애매하지만 확실하게 관측가능하다는 대사처럼. 결국 최종엔딩에서 숨쉴 수 있는 행성에 도착해서 헬맷을 벗고 새로운 기지를 만들고 있는 장면도 굉장히 상징적이다. )

 

물질세계관에서 가장 희미하고 가장 애매한 것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하다.

물은 몇일 없어도 되지만, 공기는 단 몇분만 없어도 죽는다는 것만 봐도 더이상 생각할 이유가 없다.

 

몸으로 들어가봤을 때는 심장이고, 심장은 인터스텔라에서 말하는 것처럼 사랑을 상징한다.

공기가 곧 사랑이고, 영성이다. 그리고 가족적이고 일상적이고 아이적인 것을 의미한다.

 

공기라는 단어에도 들어있듯이, 인간 내면으로 들어왔을 때는 '기' 자체가 된다.

감정(emotion) 과 분위기(atmosphere, mood, vibe)는 다르다.

감정은 기쁘고 슬프고 명확하지만

분위기가 좋다 나쁘다 라던가, 인상을 준다던가, 직관을 느낀다던가 하는 것은 애매하다.

 

그것은 공기처럼 전체로 확산되어있기 때문이다.

감정처럼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라인을 형성하고 주변을 모두 점유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이 있으면서도 있는지도 모르게 된다. 너무 크기 때문에 안보이는 것뿐이지 없는 것이 아니다.

일상적인 것은 그런 것처럼 딱히 기쁘지도 슬프지도 않은 그냥그냥한 느낌이다.

기쁨과 슬픔이 동시에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실제로 주변의 풍경처럼 기쁨 슬픔 등의 감정들이 포진해있기 때문이다.

여러가지가 동시에 있는데, 하나만을 특정하게 느낄 필요는 없다. 그렇기에 애매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mood는 일관된 컨셉이기도하고, 지속성을 가지고 있다.

일종의 문화라고 볼 수 있다.

 

문화를 강조하신 이어령선생님은 삐까번쩍한 예술가들이나 예체능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었다고 확신한다.

디자인이 가장 핵심적인 능력이라고 말씀하시면서 동시에 그래픽 만드는 것 따위로 뭘할 수 있겠냐는 말씀도 하신것에서 알 수 있다.

츠타야서점 CEO 마스다무네아키 또한 디자인하는 능력이 가장 큰 능력이라고하면서, 그래픽적인 능력만을 말하지 않았다.

 

문화는 공기와도 같다.

동일성과 일관성을 지닌것이 그냥 흘러넘친다.

어떤 곳에 가면 특정한 문화가 흘러 넘치고 기묘한 분위기가 형성된다.

있다고도 말하지 못하면서, 딱히 감정적으로 신나거나 무서운것도 아니면서

'그냥 좋다', 혹은 '그냥 싫다' 라는 언어로 표현된다.

잔잔하면서 조용하면서 휩쌓여있다.

 

문화는 곧 시스템, 컨셉, 기획, 디자인적인(그래픽같은 것이 아닌) 능력이라고도 볼 수 있다.

분위기를 만드는 사람이 가장 강하다.

애플의 감성은 딱히 감정적이지 않다. 딱히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연대하고 외교적으로 잘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이 지속적이기에, 일관되기에 그냥 끌리는 것이다.

 

그럼 대체 어떻게 그런 능력들을 얻을 수 있을까?

기체조를 해야할까 기수련을 해야할까?

디자이너가 되고 기획자가 되야할까? 사업을 해야할까? 문화와 관련된 직업을 가져야될까? 인문학공부를 하라는건가?

뭐 그런것도 기본적으로 좋다. 하지만 너무 당연하다. 앞으로 누가 디자이너가 되지않고 사업가가 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누가 문화에 포함되지 않을 수 있나? 누가 인문학공부를 안할 수 있나?

그러니까 어떻게 그 디자이너로써 잘하고 사업가로써 잘하는지가 중요하다.

굳이 신비적으로 보지않더라도 '기'라는 단어를 뜻하는 것이 많이 존재한다.

 

패기 : 패기야말로 아이적인 것이다. 이것저것 볼것없이 계속 도전하는 것. 리처드 브랜슨의 버진그룹이 그것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잘하던 못하던 초심자의 마음으로 그냥 하는 것이 아이적인 것이다.

끈기 : 끈기야말로 아이들이 가장 못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아이들의 단점을 가장 손쉽게 없앨 수 있는 최고의 능력이다.

용기 : 용기는 패기와 끈기의 결과물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사기 : 응원을 주고받고 파이팅 넘치고 이겨야할 이유가 있을 때 사람은 가장 강하다.

 

기운이 있는 사람

분위기 있는 사람

뭔가 기가 존나 썐 사람.

 

그사람들은 모두 패기 끈기 용기를 통해 수많은 실패를 해본 사람들이다.

그런것들로인해 무엇을 해야하고, 무엇을 하면 안되는지 정확한 인식아래에 문화가 형성되는 것이다.

누군가 일관되게 어떤 행동을 하지 않는 리츄얼적인 행동을 한다면

그것이 곧 문화가되는 것이다. 그 문화는 곧 실패와 죽음에서만 나온다.

얼마나 두려우면, 그것이 문화가 될정도로 지속되는 것일까?

사람들은 그분위기에 이끌리고 분위기를 사랑한다.

왜냐면 나도 그 특정한 죽음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분위기를 읽는 능력도 중요하다.

주변을 읽는 능력, 환경을 파악하는 능력, 환경을 수긍하고 적응하는 능력 등이 있다.

인간관계를 잘하기 위해서 분위기를 읽고 사람들과 잘 지내는 눈치보는 사회적인 처세 능력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애플의 제품을 구매하는 등의 올바른 분위기를 선택하는 능력이라고 볼 수 있다.

올바른 사람과 같이 있고 내가 올바르게 진동하는 곳에 머무는 것.

좀더 능동적으로 사람들 사이에서 좋은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 ( 처세술로 잠깐 문제를 다음달로 이월시키는 허접한 개념이 아닌 )

사기를 올리는 것. 그만큼 일상과 연대를 소중히 여기는 것.

거의 가족처럼 편안하게 만드는 것. 그렇지 않은 곳에서 멀어지는 것.

분위기를 읽어 사람들과 잘지내기위해서가 아니라,

분위기를 읽어 사람들이 하지 않는 영역에 도전하는 것.

즉 부모의 마음으로 사람들을 위해서 무언가를 하는 것. 완전히 다르다.

 

 

아무리 설명해보았자 결국엔 일상의 중요성을 말할 수 밖에 없다.

일상은 모든 것이 중의적으로 모여든 곳이다.

모든 것이 모여서 조금조금씩 자리를 차지에 환경을 만들고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수많은 것들과 디테일하게 함께 환경을 구성하는 것.

 

무색무취에 별거 없어보이지만 모든 것과 통하는 그런 일상은 가장 강하다.

단순히 가족과 놀고먹는 일상이 아닌

도전과 실패 ( 즉 서로 다른 차이에서 비롯되는 어려움과 고통 ) 속에서도 계속해서 살아가는 것. 품어주는 것.

그렇기에 무언가를 꾸준히 하는 것. 

그곳에 머무는 것 ( 또 인터스텔라.. STAY! )

 

 

그냥 기분좋은 것. 그냥 편안한 것. 사랑받는 느낌. 뭔가 넓고 방대해서 휴식하는 느낌. 전체에 포함되어 일부분이 된 느낌.

감정을 잘다루는 것이 좋은 인간관계를 만든다면

기운을 잘 다루는 것은 가족을 만든다. 그 대상이 특정한 스킬이라면 그것을 편안할 정도로 잘 다루게 된다.

그것들은 그자체로써 모든것을 뜻하고 지칭하기에 강할 수 밖에 없다.

정말로, 세상에서 제일 강하다.

그 어떤 것보다 가까운 곳에 있다.

 

 

通天下一氣耳  : 천하를 통틀어 모든 것은 기로 되어있다. - 장자

돈보다 지식보다 사람보다 기가 중요하다.

제일 많이 벌어야하는 것은 기다.

기를 벌려면, 편안하고 가까운 것들에 머물면 끝이다. 매우 쉽다.

머물러서 그곳의 지역을 지키는 대장이 되는 것. 

여러 모든것들과 관계하는 것.

 

아직도 애매하다면 딱 한단어로 가장 중요한 능력은 '리더쉽'이라고 말할 수 있다.

자기자신의 주인이 되는 것이 가장 쌔다.

인간관계보다 부모관계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너그러운 마음, 그러면서도 아이를 위해서라면 잔인해지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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