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전략] 투명색의 빛

 

 

 

모든 것이 신에 의해 지배되던 중세의 끝 15세기 후반쯤, 그 핵심인 교황청이 있던 이탈리아는 끊임 없이 약해졌다고 한다.

사람들은 도시국가별로 나뉘어서 이탈리아인이 아닌 각각의 도시사람으로 자기의 정체성을 부여했다.

모든 것을 하나로 만든 신이라는 존재, 교황이라는 존재가 오히려 수많은 사람들을 분열시키는 모순이란 참 아이러니 하다.

하나의 절대가치가 모든 사람, 모든 것을 품을 수 없다면 더이상 절대가치가 될 수 없다.

 

그 다양한 가치가 난립하는 한가운데에서 마키아벨리는 '이탈리아'라는 하나의 통합된 단어, 통합된 개념을 말하며 군주론이라는 책을 쓴다.

군주론에서 정치란, '집단 의식을 형성하는 일이다' 라고 표현했다고 한다.

집단의식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뭔가 민중이 봉기할 것 같고 물타기를 할 것만 같고 노동투쟁을 할 것 같은 느낌은 들지만 정치를 시작했던 그 옛날에는 그런 허접한 의미로만 쓰인 것이 아니었다.

모든 사람이 동의하는 가치가 있다면 그것을 잊어버리지말고 기억하자고 말하는 것. 그게 정치일 뿐이다. 

많은 것들이 모여서 하나가 된다면 튼튼한 집이 될 수 있고 거대한 성이 될 수 있다.

 

누구나 100% 동의하는 최고의 공동선, 절대가치란 있을 수 없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40%, 30%, 70%, 10%, 20% 5% 등의 각자 상황에 따라 희생해야할 퍼센트는 다르지만 일부를 덜어내고 생각한 공동선은 있을 수 있다. 그리고 그 퍼센티지는 황제펭귄들이 허들링 하듯 계속해서 순환하고 교환하기에 서로 서로 평균적인 부담을 받을 수 있게 할 수 있다. 

죽지만 않으면 나를 살게 해줄 최고공동선을 믿고 계약을 하는 것이 곧 국가다. ( 사회계약론 )

내 에너지 중 일부를 희생해서 100%의 안전을 보장받는다면 더할 나위없는 좋은 거래다.

국가라는 튼튼한 집 안에서 사람들은 지속성을 획득한다. 서로 죽이거나 공격하지 않기로 약속된 편안한 곳에서 무언가 다른 일을 한다. 그렇기에 발전하고 성장한다.

 

integrity라는 단어는 진실성, 혹은 청렴함으로 번역된다.

그리고 이 단어는 조금 느낌은 다르지만 '통합성' 이라는 어원을 가지고 있다.

완전함, 보전성, 일관성 등도 뜻하는 그 단어는 국가를 표현하는데 너무나도 올바른 단어이다.

 

우리가 느끼고 선입견을 가진 것과 다르게, 진실이라는 것은 절대로 선함이나 착함이 아니다.

사방팔방에서 보아도 명백하고 일관된 객관적인 것이 곧 진실이다.

많은 것들을 한번에 포괄하는 통합성이면서 그것들을 지속해나가는 일관성, 획일성이다.

선하던 착하던, 이상하던 더럽던 단 한번에 포괄하는 그 풍족하면서 넓은 것.

뭔가 늘어나면서 깨지지 않는 것. 허술하거나 흐물흐물한 것이 아니라 튼튼하면서도 빈틈 없는 것.

 

 

국가란 언제나 색깔이 없어 보인다.

너무나 많은 다양한 것들이 모여있기에 그렇다.

빛이 무한대의 색깔을 품고 있지만, 하나로 뭉쳤을 때 아무 색도 없는 투명하고 하얀 것이 되듯이, 국가도 그렇고 그래야만한다.

 

사람을 칭찬하는 표현 중에 '빛이 난다' 라는 말 만큼의 찬사는 없다.

빛을 내는 사람은 다름 아닌 자기안에서의 국가를 명확히 세운 건국자다.

피부가 좋아서도 아니고, 외향성을 가지고 있어서도 아니고, 나이가 젊어서도 아니고, 착하고 친절해서도 아니고, 고기를 많이 먹어서 살집이 부드러워서도 아니다.

오직 자기 안의 모든 자기를 하나로 만들어낸 통합성을 가졌을 때만 빛을 낼 수 있다.

어린시절의 나, 중학생때의 나, 스무살 때의 나, 폭력을 당하던 나, 사악하고 폭력적인 나, 친절하고 자비로운 나, 부끄러웠던 나, 뭔가를 잘했던 나 그 모든 나들이 동의하는 어떤 길을 가는 사람이다. 언제 어떤 행동을 해도 단 하나의 기억도 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길을 가기에 계속해서 일관되게 지속성을 유지한다. 그렇기에 가장 강해진다.

가장 뛰어난 사람은 예외없이 모두 색깔이 없다. 특징이 없다.

모든 것을 이미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