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 분야에서 해충을 방제하는 방법으로 가장 근본적인 것은 '저항성 품종재배'이다.

 

살충제를 살포하는 것도 아니고

피해를 받은 부분만 제거하는 것도 아니고

천적을 통해 제거되도록 하는 것도 아니다.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해충에 대해서 '아무렇지 않은' 면역력을 기르는 일이다.

문제가 있어도 아무런 상관이 없는 상태가 되어야한다.

 

특히 조심해야할 것은 반대급부의 천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라는 착각이다.

좌파에서 우파로 넘어가거나, 시골에서 도시로 넘어가거나, 남성에서 여성으로 넘어가는 것들은 모두 천적방제법과 같은 일이다.

일시적으로 당연히 효과가 있을테지만 결과적으로 새로운 문제를 발생시킬 수 밖에 없다.

 

 

 

절반 푸르다 145화

 

드라마 <절반 푸르다> 에서의 선풍기 개발과정에서 시제품 1호와 2호는 모두 기존의 바람에 저항하는 형태다.

벽에 부딪혀서 약하게 하는 방법, 팬을 추가로 만들어서 두 바람을 부딪히게 만들어서 바람을 약하게 하는 방법이다.

너무 강한 바람 세기로 인해서 발생한 문제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것을 깨 부셔버리는 것을 생각하는게 당연한 생각의 단계다.

하지만 두 시제품 모두 실패하게된다.

완전히 바람이 죽어버려서 너무나도 약한 바람이 되버리기 때문이다.

깨부수려고 공격을 했으니 당연한 결과이긴하다.

 

 

 

 

완성품의 형태는 그 해결해야할 문제와 완전히 한몸이 되는 형태다.

이중날개가 완전히 같은방향으로 동조하지만, 속도차가 발생하여 바람이 널리 퍼지는 자연바람 선풍기를 만들어 낸 것이다.

손자병법에서 말하듯이 최고의 방법은 싸우지않고 이기는 방법이다.

완전히 그 문제 속으로, 폭풍속으로 들어가 한가운데에 자리잡는다.

그저 노이즈를 추가하고 속도 차이를 만들어낼 뿐인데 완벽하게 문제가 해결된다.

 

떠나거나 깨부셔버리는게 아니라

오히려 그 안쪽으로 들어가버려 품종자체를 개량해버려야한다.

 

 

 

'가위는 무엇을 자르기 위해 고안된 도구이기 때문에 자연히 악역 노릇을 해올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사랑받지 못한 가위의 이미지를 역전시켜 그 일탈의 시적 효과를 만들어낸 것이 바로 한국의 엿장수 가위다.
우선 그 생김새를 보면 끝이 무디고 날이 어긋나 아무것도 잘라낼 수 없게 되어 있다.
그야말로 가위에서 가위의 기능을 가위질해버린 것이 엿장수 가위다. 

엿장수 가위는 자르는 것이 아니라 소리를 내는 음향효과에 그 기능을 두었기 때문이다. 절단 작용을 청각 작용으로 전환시킨 순간 가위는 악역에서 정겨운 주역으로 바뀌게 된다. (중략) 그리고 그 가위는 무엇이 잘리는 공포, 프로이트가 말하는 거세 콤플렉스의 불안이 아니라 오히려 듬뿍 덤을 주는 훈훈한 인정을 느끼게 한다'

- 이어령, 가위: 엿장수 가위의 작은 기적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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