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소유했다 라는 말은 가능하다.

그것을 향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시간을 사용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2시간정도 짬을 내서 공부를 하는 것은 시간을 사용하는 것일까?

아니 가만있어도 시간을 사용할텐데, 그것을 시간을 사용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만약 나에게 주어진 어떤 과일을 책상위에 올려두고 있다면

내가 그것을 소유한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내가 그 과일을 사용했거나 먹었다고는 표현할 수 없는 것이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굉장히 plain하게 가만히 놔두었다면

내가 그것을 사용했을 때보다는 분명히 천천히 사라지겠지만

언젠가는 결국 주어진 수명에 따라 썩어 문드러질 것이다.

 

방바닥에 누워 2시간동안 가만히 있으면

나는 시간을 사용했다기보다 시간과 함께 있었다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내 시간의 총량에 그 어떠한 영향도 끼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만약 수명이 10만시간이라고 한다면

그 중에 당연히 기본값으로 깎여야할 2시간이 깎여나갔을 뿐이다.

나는 시간이라는 총량과 나란히 서있을 뿐이다.

 

 

돈이 10만원이 있는데

물가상승률에 의해 너무 당연히 돈의 가치가 떨어지는 개념이다.

가만히 있어도 돈은 쪼그라들었다. 하지만 그것이 미세하고 물가상승률과 동일하다면 사용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시간을 '사용'했다라고 할 수 있으려면

반드시 시간의 총량이 기본삭감을 제외하고 거기서 더 줄어들어야만한다.

돈을 사용했다고 할 수 있으려면 10만원 중 2만원을 누군가에게 넘겨야만한다.

 

내 시간을 10시간 누군가에게 양도해서 순수하게 깍여나가야지만 시간을 썼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나의 수명이 순수하게 줄어들어야만 시간을 썼다고 말할 수 있다.

 

예를들면 80살 까지 살 수 있는 환경과 운명을 타고난 사람이,

갑자기 혁명에 대해 오르가즘을 느껴서 반란군에 가입한 뒤 30살에 전쟁터에서 죽는 선택을 했다면

그 사람이 바로 시간을 '사용'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 사용이 그사람이 더 행복해졌는지, 아니면 그사람으로 인해서 다른사람이 더 행복해졌는지 따위는 일단 넘어가고

그 사람은 돈을 사용하듯이 시간을 사용해서 투자를 한것이 사실이다.

가만히 있지 않은 것이고, 시간을 썼다.

 

 

돈을 잘 쓰고 투자함으로써 돈을 불려나가는 사람이 있듯이,

시간도 잘 쓰고 투자함으로써 늘려나갈 수 있다.

30살의 수명을 가진 사람이, 5년이라는 시간을 사용해서 25살에 죽을정도로 열심히 산 결과로

전혀 다른 환경으로 갈 수 있게 되어 90살 까지 살게 되었다면 그건 올바른 투자를 통해 시간을 벌어들인 것이다.

 


 

가만히 있는 것은 확실한 패배를 만든다.

주어진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가장 최악의 자충수다.

그것은 돈에서도 마찬가지고, 시간에서도 마찬가지다.

 

생명은 움직이게 되어있다. 무질서로 이루어져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엔트로피가 증가하여 무질서도가 증가한다.

그렇기에 시간을 사용한다는 것은 그 엔트로피의 증가율을 인위적으로 더 높이는 행위다.

더 무질서해지는 행위다.

 

그렇기에 기본적으로 시간을 사용하고, 돈을 사용하는 것은 무섭고 두려움이 느껴지는것이 사실이다.

예측이 되지 않고 잘 모르고 미지의 세계인 곳으로 뛰어드는 모험이다.

그렇기에 최대한 내것을 지키고 가만히 있는 것이 인간의 멍청한 욕심이다.

 

그것과는 정반대로 세상은 무질서함으로 빠르게 나아간 사람에게 보상을 준다.

두려워하지 않았던 사람에게, 빠른 죽음에 다가가는 길을 선택한 사람에게 오히려 보상을 준다.

 

시간을 사용한다는건 즉 모험을 한다는 뜻이며, 실험을 한다는 뜻이다.

도서관에서 미친듯이 공무원시험공부를 10시간 쓴다고해도 시간을 사용했다고 말할 수 없다.

죽음에 다가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노화가 올정도로 하루 20시간 공부하면 물론 인정하겠지만, 애초에 자기 안위와 안전을 추구한 사람들이 그렇게 할리 없다.

 

 

우리가 해야할 일은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다.

그런데 어디로?

욕망을 가득담아 할인하는 계란을 사기위해 사람들을 밀치며 달려나가는게 아니라

잘 모르는 곳, 두려운 곳, 처음해보는 곳으로 빠르게 시간을 써야한다.

 

선점이 가장 중요하다.

무엇이라도 빠르게 시작해야한다.

그 빠르게 시작한 곳에서 내 뇌속의 신경망은 빠르게 시작한 시간만큼 복리로 성장하기 때문이다.

여러가지와 상호작용하며 충돌하는 무질서에 노출됨으로써 오히려 성장하고 오히려 배우게 된다.

빠르게 움직임으로써 즉 시간을 씀으로써 시간을 벌게되는 것이다.

 

 

수명을 줄여, 에너지가 나오도록 해야한다.

죽음을 맞이하여, 내가 살아있도록 해야한다.

 

사실 엔트로피가 시간에 따라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살아있는 만큼, 내가 무질서를 만들어내는 만큼이 나에게 시간으로 주어지는게 아닐까 생각한다.

그렇기에 많은 모험과 실험을 한 사람은 다른 사람과는 다르게 시간을 중첩시켜서 엄청난 능력이 주어지는 게 아닐까?

시간을 사용한것이 그냥 사라지는게 아니라 모두 현재로 헤쳐모여서 곂쳐져 다른사람보다 3배 4배의 인생을 산것과 같은 지혜와 실력이 주어지는 것임이 분명하다.

그런 것을 할 줄 모르는 생명은 점점 진동이 잦아들며 질서있지만, 예측가능한 굳어버린 시체가 되는 것 뿐이다.

우리 모두 수명을 줄입시다! 라고 이상한 말을 하는 것처럼 느껴질텐데, 정확하다. 바로 그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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