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심심하고 할게없나 찾아보고 뭐 재밌는게 없나 찾아보는 것은

책임에서 도망친 도망노비의 가증스러운 태도다.

 

인생이 힘들기 때문이 아니라, 억울한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정확히 딱 하나의 이유 도망노비이기 때문이다.

 

고통을 조금이라도 받기 싫어서 보자마자 도망간다.

그것이 가상적인 고통이라도 내면에서 실제적인 고통으로 극대화시켜 받아들임과 동시에

나는 큰 피해를 받았으므로 도망가는 것이 합리화되기 시작한다.

 

모든 의무와 책임, 조금이라도 어려운일, 조금이라도 손해보는일, 조금이라도 수치스러운 일, 조금이라도 내가 양보하는 일 앞에서

누구보다 재빠르게 도망간다.

 

그어떤 사람보다 나에게 가까이 떨어져있는 쓰레기도 줍지 않는다.

이미 모든걸 팽개쳐버렸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더이상 할게 없다.

할걸 버렸으니 할게 없다. 

컨텐츠를 찾아야만하는, 누군가 어화둥둥 즐겁게 해줘야만하는 갓난쟁이가 되어버린다.

채워지지않는 허기에 휩쌓여 계속해서 저렴하고 쓸데없는 것으로만 배를 채우게 된다.

남들이 신경써주고 눈치봐주기를 바라며 더 많은 것을 해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찌질한 인간이 되어버린다.

 

 

컨텐츠를 소비하는 과정에서도 아주 조금이라도 지루하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게 있으면 곧바로 마음을 닫아버린다.

그래서 급해진다.

참지 못하기 때문이다. 

단물만 쏘옥 빼먹기 때문에 그 실질적인 시간과 양은 급격하게 줄어든다.

 

 

이들이 하는 주요 대사들은 다음과 같다.

' 할게 없네 '

' 뭐할거야? '

' 시간 진짜 안간다 '

' 그래서 너가 해준게 뭐야? '

' 내가 얼마나 고생했는 줄 알아? '

' 내가 정말로 하나도 빠짐없이 다 찾아봤는데, 정답이 없어 '

 

정확히 지 기준으로 보았을 때 다해본 것이다.

자기의 개허접한 체력으로만 세상을 판단한 것이다.

'이걸 참아? 이걸 참는건 내 기준에서 벗어나는 거야 그러니 나는 분명히 모든 책임과 의무를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답을 찾을 수 없으니 세상과 환경이 잘못된거야'

 

 

세상에서 가장 고생하지 않은 책임을 내던진 도망노비들이

세상에서 가장 억울하고 큰 피해를 받고 가장 큰 고생을 하고있다고 생각하며 그렇기에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사람을 좀 죽여도 되는 배틀로얄 영화나 게임 속에서 살고 싶은 감정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당연히 도망노비들은 가난하게 산다.

어렵거나 번거로운것을 하지 못하기에

새로운것을 만들거나 고유한 무언가를 가질 수 없다.

길게 할 수 없다.

 

 

하지만 그들이 느끼는 가장 큰 고통은 사실이다.

그들은 고통에서 벗어나려고했기 때문에 세상에서 가장 큰 고통을 받고있는 것 만큼은 사실이다.

아주 작은 세상의 대미지에도 완전히 탈진해버리고 완전히 사망해버리는 약한 체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존재만으로 세상을 어렵게하고 힘들게 하지만

그들도 힘든게 사실이다.

 


 

맛은 꼭 패스트푸드에만 있지 않다.

천천히 먹는 코스요리나 정성을 들인 요리에 더 많이, 더 오래 지속되는 맛이 있다.

그런 맛있는 요리를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재빠르게 씹지도 않고 호로록 빨아 넘겨 버린 뒤, 너가 준게 대체 뭐냐는 식으로 말하는 도망노비들은 맛을 느낄 줄 모르는 것이다.

 

어떤 것은 70%정도 완료되었을 때 정답이 발견되지만,

어떤 것은 99%까지 모두 해봐야 정답이 발견될 때가있다.

고통을 받아들이지 않고서 그 실질적인 끝까지 가보는 행위는 불가능하다.

 

고통은 오히려 받아들일 때 고통스럽지 않다.

받아들이는것이 고통을 없애는 길인데 대체 왜 그것을 피하기만 하게 되는 것일까?

그것을 받아들였을 때 결국 어딘가에 정답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어떻게 미리 믿을 수 있을까?

만약 정말 100% 다해봤는데 정답이 없다면 그건 정말로 잘못된 일이고 차라리 도망가는 것이 옳을 수 있다.

경우에 따라 세상엔 그런게 있다.

 

길게 한다고해서 정답이 나오지 않는 것들도 있다.

오타쿠들이나 전문가가 된다고해서 올바르게만 살 수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하면 고통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어떤 행동을 꾸준하게 할 수 있게 되는 동력은 무엇일까?

자식이나 다른사람의 단점이나 미완성된 부분, 전혀다르고 이상해보이는 것, 가장 결정적으로 '불확실한 것'을 보고도 끝까지 믿어주는 것은 어떻게 가능할까?

 

 

오직 단 하나의 철학이 필요하다.

"세상은 나의 편이다." 라는 것.

 

만약 100% 모든 고통을 몸으로 흡수하고 참아내고 무언가를 행동했다고 한다면

만약 그 행동이 어떠한 제대로된 결과도 파생시키지 못한다고하더라도

그것이 내 몸에 체득이 되어 어떤 능력치가 상승하게 되는 메커니즘이 있기 마련이다.

 

즉 무의미한 실패가 아니라 모든 실패가 유의미할 수 있는 세상이다.

버려졌던 것이 다음에 아주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

모든 책은 단 하나의 진리를 다른방식으로 표현한 것이기 때문에 

지난번에 읽었던 책이 기억나지 않고 다 잊어버린 것 같아도 새로운 책을 읽을 때 그것이 떠오르고 새로운 책을 읽을 때 도움이 된다.

 

모든것이 추상화되어 공통된 어떤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모든 것이 연결되어있기 때문에

그어떤 대상에게도 모든것을 상징하는 것이 존재한다.

 

만물에 신이 깃들어있다.

그렇기에 내자식이 아무리 병신같아도 끝까지 믿어보는 행위가 곧 도움이 된다.

그 자식이 정말로 병신이라 하더라도 그 자식을 상대하며 길렀던 능력치가

곧바로 다른 것에 적용가능하다.

게다가 그 자식이 99%의 마지막까지 저항하다가 부활했다면 그때는 정말 막대한 보상을 얻게 되는 것이다.

 

 

그런 범용성과 오픈되어있는 결말, 확장성이 있도록 세상은 만들어져 있다.

이상한 것이 정상적이도록 되고 정상적인 것이 이상한 것이 되는 무한 순환하는 세상이다.

 

 

그렇기에 그 어떤 것이라도 고통은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장담하는데 만약 그 고통이 정말로 필요없는 고통이라면

받아들이는 순간 마치 신이 시험했다는 것처럼 그 고통은 그 즉시(한치의 머뭇거림도 없이) 멀리 사라진다.

 

고통을 받아들였는데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머물러야하는 곳에 있다면

그 고통은 정답이라고 할 수 있다. 받아들였는데도 같이한다면, 그곳엔 당연한듯 보물이 있을 수 밖에 없다.

 

뭔가 할게 많고 어려운 것을 받아들인 그런 사람이 오히려 큰 여유가 생긴다.

많은 양의 일을 처리하기 떄문에 오히려 급하지 않다.

일을 많이 해뒀기 때문이다.

천천히 살아갈 수 있고, 그 천천히 함으로써 결국 수많은 디테일들을 보게되며

그것이 힘이되고 그 힘이 쌓여 반복이 되어 또다시 엄청난 힘이 쌓인다.

 

 

그런 측면에서 보았을 때 도망노비들의 죄는 상상이상으로 더욱 더 크고

고통을 받아들인 사람은 상상보다 더 큰 보상과 편안함이 주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람은 반드시 할게 있다.

반드시 자기가 담당해야할 고통이 있다.

만약 정말로 고통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다면야 도망치면서 어딘가에 있을 길을 찾겠지만

어짜피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 고통이 이미 주어졌고 그것이 지속되고 있다면. 이미있는데 대체 어쩔껀가? 

인간이라면 그 누구도 2번째다. 신이 먼저고 내가 두번째다. 즉 노예다. 누구도 그냥 갑작스럽게 왕이 될 수 없다.

 

설거지거리 있으면 설거지 해야할수밖에 없다.

내가 상대해야할 고통을 받아들이는 것이 고통을 없애는 지름길이다.

설거지하는게 설거지거리에 대한 고통을 없애는 가장 올바른 태도다.

남들에게 시키면 더 큰 비용을 내야하기 때문에 더이상 다른 길은 없다.

 

그 고통 속에 재미가 있다.

세상은 당연한듯 재미있고 컨텐츠가 넘치는 세상이다.

선과 악의 구별없이  그 고통도 맛의 일부분이라는 것을 알 때라면

주인과 노예의 관계에서 일만한다는 개념은 사실 성립하지 않는다.

그냥 그 맛있는 것을 받은 걸지도 모른다.

 

 

만약 필수적이지 않고 언제든 도망갈 수 있는 것이라면 정말로 도망가도 좋다.

하지만 나에게 주어진 필수적인 것을 버려놓고서 재미가 없다고하거나 억울하다고 하는 것은 기만적이다.

모든 세상을 적대시하여 전쟁을 선전포고하는 전범 수준의 죄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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