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방영된 피의게임X에서 두팀의 정반대 전략이 인상깊다.

한쪽 팀은 중앙지역에 몰빵했고 한쪽 팀은 완전히 테두리에만 집중하고 중앙지역은 버렸다.

 

 

 

 

C팀의 중앙 집중형을 보았을 때 도출되는 단어는 풍성함, 독재다.

계산을 한사람이 담당하고 모든 권력을 가져간다.

또한 버리는 카드가 없이 모든 것을 가져가는 특성을 보인다.

 

P팀의 주변 테두리 판을 보았을 때 도출되는 단어는 빈약함, 미완성이다.

계산을 여러사람이 담당하고 서로 아이디어를 교환한다.

카드를 버리는 것을 서슴치 않는 특성을 지닌다.

 

얼핏봐도 중앙에 집중한 팀이 더 강해보이고 이길 것만 같은 느낌이 들지만 빈약해보이는 P팀이 압도적으로 승리하게된다.

 

테두리부분에서는 손해를 보는게 분명하다.

내가 모든 것을 하지 않고 남의 의견도 들어야하는 상태는 손해다.

하지만 모든 부분에서 굴복하는 것도 아니며, 부분적으로 손해를 볼 뿐이다.

그 약간의 손해를 통해 여러사람이 뭉쳐서 조금조금씩 실력을 발휘한다면, 더 큰 능력을 만들어낼 수 있는 법이다.

 

반대로 중앙집중형 전략에서는 한사람은 위대해지고, 나머지사람은 완벽하게 100% 굴복하는 손해를 선택한 것이다.

여기도 손해를 감수한 것은 마찬가지지만, 방식자체가 완전히 다르다.

한사람은 전혀 손해를 보지 않고 위대해지기에 오만방자 해지게 된다.

한마디로 싸가지 존나 없게 된다.

 

 

중앙을 아무도 먹지 않는다는 것은 에고를 내려놓는다는 상징을 의미하며

모든 사람이 손해를 부분적으로 감수하겠다는 올바른 전략이 될 수 있다.

내가 대단해지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에 의해 정의된 내가 훨씬 올바른 내가 될 수 있다.

텅 비어있는 가짜가 되는 것, 껍데기가 되는 것이 오히려 승리를 위한 완벽한 전략이 될 수 있다.

 

 

바둑에서도 반드시 주변부분인 귀부터 돌을 놓는 이유는 실리를 쌓기 위해서 라고 한다.

당연히 넓은 부분에 내 돌이 있는 것이 여러 가능성을 만들어내지만, 그 가능성보다는 실질적인 당장의 이득을 우선시 한다.

이득을 조금 보되, 별것 아닌 주변이자 귀퉁이의 존재로 시작해야만 이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건 마치 출루율이 야구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인 것과 일맥상통한다.

 

 


 

 

 


녀석의 머릿속엔 한 조각의 뇌도 안들어있지만
보조 전뇌 안에 고스트 같은 것이 존재한다고 해.
- 공각기동대

 

 

공각기동대 세계관에서는 원래 뇌를 20%정도 남겨놔야만 고스트(영혼)이 머무를 수 있다는게 정설이었지만,

완전히 뇌가 없는데도 고스트 같은것이 존재하는 인형이 발견된다.

공각기동대에서 이 설정이 충격적이었던 이유는, '자아는 내부에 존재한다'​는 기존의 상식을 뒤집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의 능력에 놀라자빠지고있는 요즘 세상과 마찬가지로, 완전히 텅 빈 인형조차 사람들과 대화하고, 기억되고, 역할을 수행하는 순간 하나의 고스트를 가진 존재처럼 인식된다.

 

즉, 껍데기만으로도 하나의 존재가 정의된다.

흔히들 자신의 능력, 자신의 생각, 자신의 철학이 자신을 만든다고 믿는다.

하지만 사회 속에서의 나는 다른 사람과 맺는 관계, 신뢰, 역할, 약속에 의해 더 강하게 정의된다.

 

“애초에 나라는 존재는 없었던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주변 상황을 통해 나라는 게 있다고 판단할 뿐.” - 쿠사나기 모토코

 

 

 

그렇기에 오히려 껍데기를 자처하고, NPC나 가짜를 자처하는 '비어있는 상태' 혹은 무능력의 상태가 최고의 능력이 되는 기만적인 개념이 성립한다.

그저 아무도 손대지 않는 중앙지역의 공유지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여러사람이 합세하여 뭉쳐질 수 있다.

내부를 비워두었기에 오히려 다양한 사람과 연결될 수 있는 상태다.

 

한사람이 흔들리면 시스템 전체가 흔들리는 상태가 아니라,

한사람이 흔들려도 다른 사람이 돌아가며 버텨주는 황제 펭귄의 허들링과 같은 견고함을 지닌다.

 

주인공이 되고자하는 마음이 아니라,

주인공을 지키고자하는 마음이 더 큰 승리를 만들어낸다.

그 주인공은 여러 사람이 합쳐진 영혼, 팀, 혹은 신이라고 할수도있는 큰 존재일 것이다.

중앙지역이 비어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영혼으로 가득차있기에, 압력이 너무 강해서 손도대지 못하는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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